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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포커스]고비 넘지 못하는 삼성, 세밀함이 필요하다

정현석 기자

입력 2019-05-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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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 넘지 못하는 삼성, 세밀함이 필요하다
18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t위즈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에서 삼성라이온즈 박해민이 2루 도루를 하고 있다. 박해민은 세이프 되었다.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의 행보가 힘겹다. 좀처럼 상승 반전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18일 수원 KT전에서 0대2로 아쉽게 패했다. 뽑아야 할 점수를 못 뽑았고, 주지 말아야 할 점수를 내줬다.

전날 선발 전원안타로 신바람을 낸 타선이 상대 에이스를 만나 차갑게 식었다.

찬스는 있었다. 하지만 살리지 못했다. 세밀함이 아쉬웠다. 1회 톱타자 박해민이 선두 타자 안타와 도루로 1사 3루를 만들었으나 후속타 불발로 선취점에 실패했다. 3회 선두타자 이학주가 안타로 출루했지만 병살타로 진루에 실패했다. 2사 후 박해민이 안타로 출루했지만 1루 견제가 뒤로 빠진 사이 2루에 슬라이딩 없이 들어가다 간발의 차로 태그아웃 됐다. 자칫 발목 부상을 할 뻔 했다. 0-2로 뒤진 8회 최영진 이학주의 연속 안타로 만든 무사 1,2루의 마지막 찬스도 후속타 불발로 무산됐다.

수비에서도 아쉬운 장면들을 노출했다. 2회말 선두타자 유한준의 느린 땅볼 때 나온 3루수 포구 실책은 어김없이 선제 실점으로 이어졌다. 5회말 추가 실점 과정에도 매끄럽지 못한 수비가 있었다. 2회 2사 1루에서 김민혁이 친 안타가 우중간에 떨어졌다. 뒤로 흐르지 않았지만 1루주자 심우준이 멈추지 않고 3루를 돌아 홈을 밟았다. 빠른 주자에 2사 후 자동 스타트 상황이었음을 감안하더라도 외야의 송구가 피봇맨에게 정확하게 전달됐더라면 아웃 타이밍이었다.

결국 이날 내준 2실점 모두 안 줘도 될 점수였다. 최근 살짝 주춤하던 선발 백정현의 호투가 이어지던 상황이라 아쉬움이 컸다. KT 선발 알칸타라가 워낙 잘 던졌지만 불펜 싸움으로 이어갔다면 해볼 만한 승부였다.

라이온즈에게 남은 98경기가 의미 있는 숫자가 되려면 조금 더 세밀한 야구가 필요하다.

상황에 맞는, 상대에 맞는 생각하는 야구가 필요하다.

공-수에 걸쳐 공 하나에 대한 집중력이 요구된다. 수비는 후속플레이에 대한 급한 마음보다 정확한 포구가 우선이다. 공격에서는 최대한 확률을 높여야 한다. 선두타자의 타석과 득점권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서는 타자의 생각은 달라야 한다. 상대가 강한 투수면 찬스에서 적시타를 칠 확률이 높지 않다. 투스트라이크가 되기 전에는 확실한 공 하나를 노려 쳐야 한다. 그래야 확률이 생긴다.

야구는 최선을 다해도 결과가 안 좋을 수 있다. 다만, 상대가 누구냐, 상황이 어떠냐 하는 현재적 틀 안에서 확률을 극대화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선수단의 의욕은 충만하다. 잘 하려고 애쓴다. 가까이서 지켜보면 안쓰러울 정도다. 주장 강민호는 17일 KT전에서 4안타 경기를 펼치고도 취재진을 만나자마자 "죄송합니다"라고 사과부터 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선수들은 최선을 다하려 노력했다. 8회 공격 전에 고참 이원석 주재로 짧은 선수단 미팅 후 힘을 모으기도 했다.

뜨거운 열정이 번번이 결실을 맺지 못하면 결국 지치기 마련이다. 노력이 헛되지 않으려면 영리한 접근이 필요하다.

숱한 고비를 넘나드는 기나긴 시즌, 포기 없는 열정이 생각하는 야구를 만날 때 비로소 꽃을 피울 수 있다. 최후의 승부를 결정짓는 것은 뜨거운 가슴보다 차가운 머리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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