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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또 음주운전.'내가 될 수 있다'는 경각심만이 막을 수 있다

권인하 기자

입력 2019-04-25 07:54

또 음주운전.'내가 될 수 있다'는 경각심만이 막을 수 있다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의 2019 KBO 리그 경기가 2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예정된 열렸다. 사진은 SK 강승호.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03.28/

주전으로 자리를 잡아가던 한 젊은 선수가 음주 운전 사고로 야구 인생이 날아가게 생겼다.



SK 와이번스 내야수 강승호(25)다. 강승호는 22일 오전 2시30분 경기도 광명시 광명IC부근에서 음주운전 중 분리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서 강승호의 신변을 확보해 음주 측정을 했고 알코올 농도가 면허정지수준인 0.089%로 나왔다. 동승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고, 강승호도 다친 곳은 없었다.

2군 소속이던 강승호는 이 사실을 숨긴채 2군에 합류해 22일 경산으로 내려갔고 23일엔 경산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 2군과의 퓨처스리그에 출전해 5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구단은 강승호의 타격이 좋아졌다는 2군 보고에 그를 1군에 올리기로 했다. SK 염경엽 감독은 24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강승호가 내일 1군에 합류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강승호는 24일 오후 1군에 합류했다. 경기를 보면서 야간 경기에 적응하라는 코칭스태프의 배려였다.

하지만 언론이 강승호의 음주운전을 취재한다는 정보가 구단에 들어왔고, 프런트가 직접 강승호를 불러 추궁하자 그제서야 강승호는 이틀전 사건에 대해 얘기를 했다.

강승호에 대한 징계절차가 곧 시작된다. KBO는 상벌위원회를 개최할 계획이고 SK는 25일 강승호에 대한 자체 징계를 한다.

최근 음주 운전에 대한 구단의 징계 수위가 높아 이번에도 중징계가 예상된다. 최근의 음주운전은 LG 윤대영이었는데 LG는 윤대영에게 임의탈퇴를 결정했다. KBO는 음주 운전에 따라 징계 수위가 정해져있다. 단순 적발은 50경기 출장정지(제재금 500만 원·봉사활동 80시간), 음주 접촉 사고는 90경기(제재금 500만 원·봉사활동 180시간), 음주 인사 사고는 120경기(제재금 1000만 원·봉사활동 240시간)다. 강승호의 경우는 접촉 사고라 90경기 출장정지에 제재금 500만원, 봉사활동 180시간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음주 운전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많은 이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한다. 대리운전을 부르면 되는 일을 스스로 운전하다 사고를 내기 때문이다. 구단에서 자주 교육을 하는데도 근절되지 않는다. SK는 매달 음주운전, 승부조작 방지를 위한 교육을 하고 있지만 소용없었다.

'윤창호법'이 시행되며 음주 운전에 대한 처벌 수위도 높아졌음에도 야구 선수들의 음주 운전에 대한 의식이 여전히 별로 없는 듯하다. 윤대영이 임의탈퇴를 했는데도 두달만에 또 음주 운전 사건이 났다. 임의탈퇴는 최소 1년간은 선수로 뛸 수 없다.1년 뒤에도 구단에서 임의탈퇴를 풀어줄 때까지는 선수로 뛸 수 없다. 음주운전 사고로 임의탈퇴를 한 뒤 그라운드로 돌아오지 못한 선수도 있다.

구단의 교육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선수 스스로 자신을 제어해야한다. 음주 운전은 곧 야구인생 끝이라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스물다섯살 강승호의 연봉은 9600만원이다. SK에서 자리를 잡고 있었고 충분히 기량이 있기에 계속 KBO리그에서 뛸 수 있는 선수였다. 몇년 뒤엔 FA 대박을 터뜨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술을 마시고 핸들을 잡은 댓가는 컸다. 야구 선수로서의 인생이 망가졌다.

매년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당하는 선수가 나온다. 중징계를 받는 그들을 보면서 다들 '나는 아니다'라고 자신한다. '내가 될 수도 있다'는 경각심만이 음주 운전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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