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을 앞두고 다시 한 번 '강한 2번 타자'가 이슈로 떠올랐다. 가장 큰 관심을 모은 건 '2번 타자 박병호'였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캠프에서 박병호를 2번 타자와 3번 타자로 모두 시험해봤다. 시범경기에서도 계속 시켜보려고 한다. 4번 박병호는 잊어줬으면 한다. 강한 타자가 앞에 서면 득점력이 올라간다고 본다"고 했다. 강한 타자가 더 많은 타석에 들어가면서 생산력도 높아진다는 계산이다. 히어로즈에서 붙박이 4번 타자였던 박병호이기에 타순 변화는 더 큰 이슈가 됐다.
시범경기를 통한 테스트는 끝이 났고, 장 감독은 개막 2연전에서 '3번 박병호' 카드를 꺼내 들었다. 23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개막전에서 무려 3471일 만에 3번 타자로 나섰다. 대신 2번 타순에는 역시 장타력을 갖춘 유격수 김하성을 배치했다. 이 역시 꽤나 파격적인 선택. 김하성은 프로 데뷔 후 2번 보다는 중심 타선에서 더 많이 뛰었다. 지난해에는 2번 타자로 한 타석도 들어서지 않았다.
전진 배치로 연결이 매끄러웠다. 기본적으로 김하성과 박병호는 한 방이 있는 타자들이다. 김하성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쳤다. 박병호는 지난해 43홈런으로 홈런왕 경쟁을 했다. 2012~2015년에는 4년 연속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하기도 했다. 게다가 박병호는 지난해 OPS(출루율+장타율) 1.175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기본적인 능력이 좋아 어느 타순에 들어가도 제 몫을 해준다. 김하성은 OPS가 리그 정상급이 아니지만, 빠른 발을 보유하고 있다. 2번 타순에서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