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의장은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베이스볼콤플렉스에서 열린 키움의 자체 청백전에 깜짝 선발 등판했다. 마운드에 오른 허 의장은 자신의 특기인 너클볼 만을 던지면서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구단의 이사회의장이 프로 선수들의 평가전에서 타자들을 상대하는 진귀한 장면이 연출됐다. 이날 허 의장이 평가전에 등판한 이유는 무엇일까.
허 의장은 17일 오후 키움의 캠프지인 애리조나주 피오리아를 방문했다. 선수단 격려를 위해서였다. 구단 관계자는 "선수단에 격려가 필요한 시점에 구단이 허 의장에게 캠프지 방문을 요청했다. 현지에 도착해 선수단과 저녁 식사를 했다. 그리고 자체 평가전 등판도 요청했다. 분위기 전환 차원이었다. 선수들이 지칠 수 있는 상황에서 재미있는 이벤트를 위해 요청했다. 허 의장이 처음에는 등판을 정중히 고사했지만, 구단 요청으로 공을 던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선수가 아닌 인물의 이벤트성 등판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선수단의 공식 훈련 시간 중 이사회의장이 마운드에 올랐다. 깜짝 이벤트로 볼 수 있지만, 어쩌면 훈련에 방해가 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안전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 그러나 구단 관계자는 "감독님과 선수들 모두 일정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이벤트성으로 진행하고자 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