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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포커스]강정호룰 도입. 2루가 뜨거워진다

권인하 기자

입력 2019-02-12 07:06

수정 2019-02-12 08:04

강정호룰 도입. 2루가 뜨거워진다
KT 유격수 심우준이 수비 훈련 때 2루를 밟고 공을 1루로 던지고 있다. 투산(미국 애리조나주)=권인하 기자

"이제 2루 확실히 밟아야 합니다."



KT 위즈의 전지훈련이 계속된 12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의 키노스포츠컴플렉스. 이날 KBO 심판원들이 KT 훈련에 참가했다. 주자가 1루에 있을 때 유격수와 2루수앞 땅볼의 병살 플레이 훈련에 심판들이 2루심으로 나와 플레이 하나하나를 유심히 보고 아웃 판정을 내렸다.

심판이 굳이 할 필요가 없어 보이는 장면이었지만 의미가 있었다. 바로 올시즌부터 바뀌는 룰 때문이다.

KBO는 올시즌 선수 보호를 위해 '2루에서 더블플레이 시도 시 슬라이딩 규정'을 새로 만들었다. 1루주자는 2루에서 슬라이딩을 할 때 야수쪽을 향하면 수비 방해가 선언된다. 손이나 발이 무조건 2루로만 향해야 한다. 2루를 향했지만 슬라이딩을 늦게 해 수비수쪽으로 갈 때에도 수비 방해가 목적으로 보이면 이 역시 수비방해가 된다. 수비방해가 선언되면 2루주자는 물론 타자까지 아웃으로 인정된다. 만약 2루나 3루에도 주자가 있었을 경우엔 원래 베이스로 귀루를 한다.

이렇게 수비수에 대한 보호가 되면서 2루에서 공을 잡기전 베이스에서 먼저 발을 떼더라도 아웃으로 인정이 됐던 '네이버후드 플레이'는 인정되지 않는다. 무조건 2루를 밟은 상태에서 공을 잡아야 아웃이 된다. KT는 이날 확실하게 2루를 밟고 1루로 공을 던지는 훈련을 했고, 심판들도 이것을 유심히 본 것이다.

KT 이강철 감독은 "올시즌 초반엔 이 룰 때문에 힘들 수도 있다"면서 "2루에서 잘못하면 주자와 타자 모두 아웃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그동안 해왔던 버릇들이 있어서 정규시즌 전까지 고치도록 노력해야한다"라고 했다.

이날 훈련에 참가했던 김병주 심판조장은 이 조항에대해 자세히 설명을 한 뒤 "번트 등 포수 앞쪽에 타구가 있을 때 타자주자가 파울라인 안쪽으로 뛰어 1루로 가는 것을 이제부턴 모두 수비방해로 인정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예전엔 타자가 파울라인 안쪽으로 뛰어도 수비 방해의 목적으로 판단되지 않을 땐 정상적인 플레이로 인정됐다. 하지만 이런 장면이 자주 논란이 되자 규정을 확실하게 정했다. 바뀐 룰은 모두 비디오판독 대상이다.

이 룰은 1루를 바라보면서 오는 유격수의 경우는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공을 잡고 1루로 돌아서 던져야 하는 2루수에겐 어려운 사항일 수 있다. 아무래도 조금이라도 빨리 던지기 위해 발을 조금 빨리 뗄 수가 있는 것.

이날 훈련을 한 KT 2루수 박경수는 "유격수가 먼거리에서 던져주는 것은 별로 어려움이 없을 것 같은데 가까운 거리에서 유격수가 토스할 때가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박경수는 "우리가 어렸을 땐 토스되는 공은 앞으로 한발 내면서 잡으라고 배웠다. 그래야 빨리 1루로 몸을 돌려 던질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실제로 그런 플레이가 이뤄졌을 때 발이 먼저 떨어질 수도 있다"라고 했다.

주자로서도 긴박한 상황일 때는 본능적으로 슬라이딩을 야수쪽을 향할 수도 있다는 박경수는 "앞으로 연습경기나 시범경기를 통해서 적응을 해야한다"라고 말했다. 투산(미국 애리조나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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