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두산 베어스 내부에는 큰 이슈가 있었다. 바로 이강철 수석코치가 KT 위즈의 새 감독으로 선임된 것이다. 이 수석은 김태형 감독에게도 곧바로 사실을 알렸다. 김태균 코치도 함께 KT로 옮기게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김태형 감독은 섭섭함 대신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김태형 감독과 이강철 수석, 두산과 KT 구단의 합의 하에 감독 선임 소식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물론 워낙 중요한 한국시리즈가 남아있기 때문에 서로가 조심스러웠다. 떠나겠다고 말을 꺼내는 이강철 수석도 입을 떼기 쉽지 않았고, 두산과 KT 구단도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런 부분들을 감안하고서라도 빨리 발표하는 것이 팀 내부 분위기를 어수선하지 않게 만든다는 확신이 있었다. 이미 지난해 한용덕 당시 수석코치가 한국시리즈 도중 한화 이글스 감독으로 간다는 이야기가 바깥에서 터져나오면서 혼란스러웠던 경험이 있었던 두산이다.
한용덕 감독에 이어 이강철 수석코치까지 2년 연속 떠나보내는 입장이 된 김태형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김 감독은 "발표를 일찍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이런 걸로 팀 전체가 흔들리고 분위기가 달라지는 건 없다. 나 역시 평소와 다름 없다"면서 "이강철 수석과 나도 모르게 내년 시즌 투수 운영 얘기를 하다가 깜짝깜짝 놀랜다. '아, 내년에 안계시죠?'라며 서로 쳐다본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