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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팀에 희망을 준 SK의 KS우승. 포스트시즌 트렌드 바꿀까

권인하 기자

입력 2018-11-13 10:13

2위팀에 희망을 준 SK의 KS우승. 포스트시즌 트렌드 바꿀까
2018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 SK와 두산의 경기가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우승을 차지한 SK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yungmin@sportschosun.com /2018.11.12/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극적인 우승. SK 와이번스가 최다승 팀인 두산 베어스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2018년 프로야구를 끝냈다.



단일 시즌에서 2위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한 것은 1989년 해태 타이거즈가 1위 빙그레 이글스를 꺾은 것이 유일했다. SK로선 29년만에 2위팀 우승을 이뤄낸 것이다.

2위팀으로 플레이오프부터 시작했던 SK의 우승은 놀라운 일이다. 현대 야구에서 하위팀이 1위팀을 꺾고 우승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2001년 3위 두산이 1위 삼성 라이온즈를 4승2패로 꺾은 이후 2014년까지 13년간 1위팀이 계속 우승을 차지했었다. 그 사이 하위팀이 1위팀을 누를 수 있을 것 같은 해도 있었다. 2007년 두산이 1위팀 SK를 상대로 먼저 2연승을 거두기도 했고, 2013년엔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서 3승1패로 앞서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은 1위팀의 우승이었다. 순위가 나뉘어진 전력과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올라온 체력적인 열세는 하위팀이 1위팀을 이길 수 없게 만드는 핵심적인 요인이었다.

2015년 3위였던 두산이 1위 삼성을 누르고 우승을 했지만 당시엔 삼성에서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 등 3명의 투수가 불법 해외 원정도박 의혹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삼성의 전력이 눈에 띄게 약해진 것이 두산에 호재로 작용했었다.

이번 한국시리즈도 1위팀 두산에겐 악재가 있었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핵심 불펜요원이었던 김강률이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빠졌고, 홈런왕이자 타점왕인 4번타자 김재환이 3차전을 앞두고 옆구리 부상을 당해 뛸 수 없었다. 그럼에도 두산이 정규시즌에서 워낙 강한 모습을 보여왔기에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치른 SK가 우승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대부분이 예상하지 못했다.

SK의 우승으로 이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팀들의 시각이 달라지게 됐다. 예전엔 져도 그만이라는 생각이 많았다. 정규시즌의 순위가 있으니 그 정도만 하면 된다는 시각이 많았다.

이젠 아니다. 준비를 잘한다면 한국시리즈에서 1위팀을 꺾을 수 있다는 생각이 생길 수 있다. SK가 그것을 보여줬다. 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치르고도, 한국시리즈에서 6차전까지 하는 체력적인 열세를 딛고 우승을 했다.

하위팀도 우승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앞으로의 포스트시즌이 더욱 더 치열해지게 됐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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