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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두산 타격침체의 딜레마, 어떻게 풀어야 하나

고재완 기자

입력 2018-11-08 03:12

수정 2018-11-08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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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타격침체의 딜레마, 어떻게 풀어야 하나
7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한국시리즈(KS) 3차전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8회초 두산 박건우가 삼진아웃 당한 후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11.07/

4번 타자 김재환의 부재는 어쩔 수 없이 타선을 가볍게 한다. 하지만 외국인 타자 없이도 한시즌을 줄곧 승승장구해왔던 두산 베어스다. SK 와이번스의 마운드가 예상 외의 호투를 거듭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타선의 침체는 심각한 수준이다.



3번 박건우 12타수 무안타, 7번 오재일 11타수 1안타, 8번 김재호 11타수 2안타다. 그나마 낫다고 하는 9번 오재원과 1번 허경민 그리고 2번 정수빈이 각각 3경기에서 3안타씩 때렸다. 타격감이 좋았던 김재환이 빠지고 나서 제 몫을 해주고 있는 것은 최주환과 양의지 정도뿐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러니 제대로된 득점이 나올 수가 없다. 2차전에는 7득점했지만 1차전과 3차전은 각각 3득점과 2득점에 그쳤다. 3경기 팀타율이 2할5푼2리에 불과하다. 정규시즌 팀타율은 3할9리였다.

선발 라인업의 교체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보이기도 하지만 김태형 감독의 입장에서는 쉽게 선수를 바꾸기도 어렵다. 김 감독은 3차전에 끝난 후 "백업선수보다는 그래도 공을 계속 보던 선수들이 아무래도 낫다. 다른 선수를 넣는 것보다는 그래도 하던 선수가 (안타를 칠) 확률이 높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 말에서는 김 감독의 고민이 그대로 묻어난다. 당연히 선발로 계속 출전하던 선수들의 타격 컨디션이 벤치를 지키던 선수들보다는 더 나을 수밖에 없다. 백업 선수를 투입하는 것은 요행을 바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렇게 안맞고 있는 주전 선수들을 계속 기용해 안타가 계속 나오지 않는다면 이에 대한 질타도 만만치 않을 가능성이 높다. 말 그대로 딜레마다.

또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 타순 변화다. 김 감독은 "박건우를 1번으로 할지 코칭스태프와 상의해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도 쉬운 일은 아니다. 민병헌이 팀을 떠나면서 허경민과 호흡을 맞춰야하는 테이블세터 한 자리가 비었지만 박건우는 이 자리를 부담스러워했다. '3번이 나에게 맞는 것 같다'고 자주 말했다. 물론 시즌 초반 1번에서 16타석을 섰지만 단 3안타만 기록했다. 결국 오재원이 허경민과 '테이블세터'가 됐다. 때문에 1번이나 2번으로 옮긴다고 떨어진 타격감이 살아날 것 같아 보이진 않는다.

오재일이나 김재호를 더 밑으로 내리기도 힘들다. 김 감독은 페넌트레이스를 마치고 일본 교육리그에 참여할 때부터 오재원에게 9번 연습을 시켰다. 한국시리즈에서 활용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오재원을 올리고 다른 선수들을 하위타선에 놓는다면 야심차게 준비한 히든카드를 없애버리는 꼴이 된다.

사실 김재환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외국인 타자도 없는 두산 입장에서는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시즌 중 7~8점 정도는 우습게 따라붙어 역전을 하던 타자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제 남은 4경기에서 3경기를 잡아야 우승을 할 수 있는 두산이다. 이 타선 침체를 어떻게 극복할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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