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엘롯기' 야구대신 팬들의 질타로 보내는 가을

박재호 기자

입력 2018-10-19 13:21

more
'엘롯기' 야구대신 팬들의 질타로 보내는 가을
2018 KBO리그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1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9회초 무사 2루 LG 이형종의 역전타 때 류중일 감독이 박수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10.13/

준플레이오프가 치러질 대전구장은 이미 축제 분위기다. 일찌감치 입장권은 매진됐고, 11년만에 가을야구를 맞이하는 한화팬들의 표정에는 웃음이 가득하다.



하지만 가을바람이 유독 매서운 곳도 있다. 자타공인 최고 인기팀들인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이른바 '엘롯기'다. 지난해 '엘롯기'는 오명을 씻고 날아올랐다. KIA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고, 롯데 자이언츠는 후반기 약진으로 3위를 차지했다.

올해는 사정이 정반대다. KIA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마운드 한계를 드러내며 넥센 히어로즈에 무릎을 꿇었다. 광속으로 가을야구에서 탈락했다. LG 트윈스는 전반기에 질주하다 후반기에는 내리막을 타며 결국 8위로 시즌을 마쳤다. 롯데 자이언츠는 1년만에 7위로 내려앉았다.

포스트시즌 방관자에게 가을은 혹독한 시간이다. 팬들의 질타와 분노는 리더십 교체 등을 의미한다. 롯데는 조원우 감독을 경질하고 양상문 LG 트윈스 단장을 영입했다. 3년 계약 첫 해에 감독을 자르는 것은 급진적인 선택이다. 롯데가 처한 상황을 한눈에 보여준다. 팬들의 원성은 올시즌 내내 조원우 감독을 향하고 있었다. 구슬이 없는 것이 아니라 잘 꿰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지난해와 올해 별반 다르지 않은 지도력을 선보였는데 팀성적은 평가를 정반대로 만들어버렸다. 결과는 경질이었다.

양상문 롯데 신임 감독은 올시즌이 끝난 뒤 구단에 이미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였다고 했다.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이다. LG 구단은 롯데가 새 감독 보도자료를 뿌리기 직전에 새 단장(차명석 해설위원) 임명을 알렸다. 이와 더불어 무려 8명의 코치를 잘랐다. 강상수 코치, 박종호 코치, 한혁수 코치, 박철영 코치, 박석진 코치, 최동수 코치, 손인호 코치, 최경훈 코치에게 재계약 불가의사를 전달했다. 이는 류중일 LG 감독에게 보내는 경고장이기도 하다. '야통(야구 대통령)'으로 불린 류 감독이었지만 LG 부임 첫해는 악몽에 가까웠다.

김기태 KIA 감독은 온라인 상에서 놀림의 대상이 된지 오래다. KIA 팬들은 팀을 전진시키는 리더십, 작전야구 등에 대한 목마름이 지속적으로 호소했다. 지난해 우승 이후 가을야구 진출이라는 최소한의 목표는 달성했음에도 김기태 감독의 리더십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끊이질 않았다. KIA 성적표는 분명 합격에 가깝지만 왠지 팬들은 동그라미를 그려주지 않고 있다.

올시즌 야구계는 아시안게임 선수선발 후폭풍에 시달렸다. 시즌 중단 여파까지 겹쳐 페넌트레이스 총관중은 807만명으로 지난해 840만명에서 4% 감소했다. 엘롯기 역시 관중이 줄었다. LG는 지난해 113만명에서 올해 110만명, KIA는 지난해 102만명에서 86만명, 롯데는 103만명에서 90만명으로 관중이 줄었다. 엘롯기의 약진이 후반기에도 지속됐다면 관중동원 양상도 달랐을 것이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