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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승 외나무다리서 만난 한현희vs윌슨,누구도 웃지못했다

이원만 기자

입력 2018-09-12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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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승 외나무다리서 만난 한현희vs윌슨,누구도 웃지못했다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2018 KBO 리그 경기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LG 선발투수 윌슨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9.12/

시즌 10승을 놓고 벌인 두 '킬러'의 맞대결. 하지만 승자도, 패자도 없었다.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홈팀 LG 트윈스와 원정 넥센 히어로즈의 시즌 최종전. 양팀 모두 서로에게 가장 강한 선발 카드, 즉 '킬러'를 꺼내 들었다. LG 외인 선발 타일러 윌슨은 올해 넥센을 상대로 2경기에서 2승에 평균자책점 1.20의 극강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넥센 킬러'다. 이에 맞서는 넥센 선발 한현희 역시 앞선 2번의 선발 등판을 모두 승리로 따냈다. 평균자책점 2.61로 역시 강했다.

재미있는 점은 두 투수 모두 이 경기가 '시즌 10승' 도전기였다는 점이다. 윌슨은 9승4패, 한현희는 9승7패를 기록 중이었다. A급 선발의 최소 기준점인 '10승'을 놓고 두 킬러가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형국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아무도 이기지 못했다. 그렇다고 지지도 않았다. 뒤지던 LG가 9회말 폭투에 의해 어부지리로 4-4 동점을 만들며 '한현희 승리'와 '윌슨 패배'가 동시에 물거품이 됐기 때문이다. 두 선발 모두 '노 디시전'으로 경기를 마쳤다.

윌슨과 한현희 모두 그간의 기록에 걸맞게 호투를 이어갔다. 윌슨은 비록 3회초 이정후에게 내야 땅볼, 제리 샌즈에게 2점 홈런 등으로 3점을 허용했으나 4회부터 7회까지 추가 실점을 막아냈다. 이에 맞선 한현희는 3회말 임 훈에게 솔로 홈런, 7회말 서상우에게 내야 적시타로 총 2점을 허용한 뒤 7회 2사에서 이보근으로 교체됐다. 7회까지의 승부에서는 한현희가 판정승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8~9회에 변수가 생겼다. 우선 윌슨은 8회초 1점을 더 내줬다. 그러나 유격수 오지환의 송구 실책이 화근이 된 점수라 자책점은 아니었다. 2-4로 뒤지던 LG는 8회말 패스트볼로 1점을 냈다. 넥센은 마무리 김상수와 포수 김재현의 사인이 맞지 않아 포일, 패스트볼로 허무하게 추격점을 내줬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넥센의 4-3 리드.

9회말에 LG에 행운이 깃들었다. 1사 3루에서 김상수와 김재현의 호흡이 또 어그러졌다. 이번에는 폭투로 동점을 허용했다. 윌슨과 한현희의 승부가 강제로 '무승부'된 순간.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접어들고 말았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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