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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 비하인드]'선동열 호'가 받는 비난, KBO의 책임도 크다

이원만 기자

입력 2018-09-03 09:57

수정 2018-09-03 11:42

'선동열 호'가 받는 비난, KBO의 책임도 크다
30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가 열렸다. 1회초 한국 선동열 감독이 삼진아웃 된 김재환을 지켜보고 있다.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8.30/

국제 대회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하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오래전부터 이원화 돼 운영되고 있다.



원칙적으로는 아마추어 야구를 총괄적으로 관리 및 감독해야 하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국제 대회의 운영주체인 아시아야구연맹(BFA),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의 회원국 대표 자격으로 대표팀을 이끌어야 한다. 즉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프리미어 12와 같은 BFA 또는 WBSC 주관의 대회가 열릴 때 거기에 팀을 구성하고 파견하는 주체가 KBSA라는 뜻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이 업무를 KBO와 나눴다. 이들 대회에 거의 대부분 KBO리그 선수가 출전하기 때문이다. 말로는 "효율성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 나눴다"지만 사실상 KBSA가 자신들의 권한과 책무를 넘긴 셈이다. 국제대회에 계속 아마추어가 뽑히지 않아도 지금의 KBSA는 할 말이 없다. 이번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도 KBO 관계자들만 현장에 나타나 대표팀을 지원했다. 더구나 정운찬 KBO 총재는 시상식 때 선수들에게 메달을 걸어주기도 했다. 김응용 KBSA 회장은 없었다.

하지만 '일단' 여기서 지적하고자 하는 바는 김 회장이나 KBSA에 대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KBO, 특히 KBO 수뇌부의 역할에 대해 의문이 든다. 물론 현장에 일찍부터 파견돼 대표 선수들이 불편함 없이 대회를 치르게 도운 실무 파트 직원들의 노고는 칭찬받아야 한다. 직접 목격한 KBO 소속 현장직원들의 기여도와 업무 강도는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이들 역시 아시안게임 3연패에 지분이 있다.

이번 야구대표팀은 애초 지난 6월 최종 엔트리 발표 때부터 온 국민의 비난과 조롱을 받아왔다. 아시안게임 때도 실망스러운 경기력과 선 감독의 이해하기 어려운 선수 기용 방법 때문에 여론이 계속 악화돼 갔다. 현장에 있던 KBO 수뇌부가 이런 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 지 묻고 싶다.

꼭 이번 대회 현장을 따질 것만도 아니다. 애초부터 이번 대회가 열리기 훨씬 전부터 KBO는 모든 걸 선 감독에게 맡기고 대표팀 지원에만 급급했다. '전임감독제'를 도입한 후 모든 권한을 선 감독의 손에 쥐어준 채 떨어져 있었다.

KBO는 사실상 대표팀을 방치한 것이나 다름없다. 마치 '금메달만 따면 모든 게 괜찮아진다'는 선 감독과 비슷한 발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금메달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부단히 하면서,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는 일에는 무신경했다. 파행적인 대표팀 운영과 그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에는 KBO도 큰 책임이 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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