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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칼럼]노히트 노런보다 진귀한 '1이닝 3타자연속 3구삼진'

박재호 기자

입력 2018-08-06 15:18

수정 2018-08-07 10:40

노히트 노런보다 진귀한 '1이닝 3타자연속 3구삼진'
◇NC 다이노스 강윤구.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7.03/

지난 7월 27일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 야마구치 순이 노히트 노런을 달성했다. 일본에서는 사상 90번째(통산 79명째) 대기록이다.



한국에서는 지난 7월 18일 노히트 노런 보다 보기 어려운 투수기록이 나왔다. NC 다이노스 강윤구가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남긴 '1이닝 3타자 연속 3구 삼진'이다. 한국프로야구 역대 6번째인 이 기록은 일본에서도 불과 19차례 밖에 달성되지 않은 드문 기록이다.

이 귀중한 기록에 대해 강윤구 본인은 "내가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근데 강윤구는 특별하다. 역대 6차례 기록 중 두 차례나 달성한 '3구삼진의 명가(인)'라는 점이 예사롭지 않다. 다른 달성자는 다니엘 리오스(전 두산 베어스), 금민철(KT 위즈), 김혁민(한화 이글스), 우규민(삼성 라이온즈) 이 있는대 두번째 달성은 강윤구가 처음이다.

강윤구는 이 기록을 두 번이나 작성할 수 있었던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직구 구위가 있어 두 스트라이크 이후 헛스윙을 잡을 수 있어 가능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투 스트라이크 이후 포수가 홈 베이스(플레이트)를 벗어나서 볼을 요구하면 이 기록은 달성되지 못 한다. 이 부분에 대해 강윤구는 "나는 포수가 빠져 앉는 것을 싫어한다"며 빠른 승부를 좋아하는 자신의 기질이 3구 삼진으로 연결되는 배경임을 전했다.

이 기록은 달성시의 타순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 이번 강윤구는 노수광, 윤정우, 제이미 로맥으로 이어지는 SK 1~3번을 상대했다. 강윤구가 넥센 소속이었던 2012년 4월 11일 SK전에서 달성했을 때는 4~6번인 안치용, 박정권, 조인성을 상대했다. 둘다 하위타선이 아닌 상대하기 쉽지 않는 타자들에게서 기록했다는 점은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 기록을 팀 동료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지난 7월의 달성시에 3루수를 맡고, 강윤구가 이 기록을 처음으로 기록한 2012년에도 넥센 선수로서 그 날 경기에 출장한 내야수 지석훈은 "(강)윤구의 공이 워낙 좋으니까 가능한 것이다. 또 9개 전부 스트라이크가 돼야 해서 쉽지 않은 일이다"고 칭찬했다.

기록 달성시의 피칭내용을 살펴보면 포수는 전부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볼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원아웃 이후 대타로 나온 윤정우에 대해 포수 윤수강은 볼카운트 0-2에서 스트라이크 존에서 낮게 볼이 되는 커브를 요구, 강윤구는 윤정우를 헛스윙으로 유도하며 2개째 삼진을 잡았다.

또 포수는 3번 로맥을 상대로는 높은 코스의 직구를 원했지만 볼은 가운데로 들어갔다. 하지만 그 날 강윤구는 구위가 좋아 로맥의 배트는 공을 맞히지 못 했다.

강윤구는 3타자 연속 3구삼진이라는 결과에 대해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앞으로 같은 상황으로 3번째 타자의 카운트가 0-2이 되면 의식해버리고 못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프로야구 37년의 역사중에 6번, 5투수밖에 달성한적이 없는 1이닝 3타자 연속 3구 삼진. 그 통쾌하고 귀중한 기록을 다음에는 언제, 누가 또 달성할 것인가.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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