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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렸던 이보근, 홀드 1위의 위력을 보여줄 때다

이원만 기자

입력 2018-07-17 11:12

흔들렸던 이보근, 홀드 1위의 위력을 보여줄 때다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8 KBO 리그 경기가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넥센 이보근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6.20/

후반기 레이스를 앞두고 넥센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이 가장 고민한 파트는 무엇이었을까. 선발? 전혀 아니다. 에릭 해커의 합류와 5선발 신재영의 회복세로 5인 로테이션에 대해서 만큼은 걱정하지 않는다. 타격? 이 또한 아니다. 기존 멤버들이 워낙 제 몫들을 해주는데다 이제 조금만 기다리면 이정후가 돌아온다.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장 감독의 걱정은 딱 하나의 파트에 몰려 있었다. 바로 계속 고전하고 있는 팀의 불펜이다. 후반기에 힘있게 치고 나가려면 선발과 공격력, 수비, 불펜 등 모든 파트가 안정적으로 힘을 보태야 하는데 불펜 파트가 아무래도 불안하다. 실제로 넥센 불펜의 시즌 평균자책점과 WHIP는 각각 5.27(전체 8위)과 1.52(전체 공동 6위)로 썩 좋지 않다. 넥센이 현재 순위인 5위보다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불펜의 안정감이 절실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베테랑 핵심 불펜 이보근의 부활이 절실하다. 김상수가 마무리로 전환된 상태에서 이보근이 실질적으로 넥센 불펜의 대장 역할을 해야 하는데, 전반기 막판의 모습은 그렇지 못했다. 사실 이보근은 전반기에 팀에서는 없어선 안될 투수였다. 홀드 부분 리그 1위(16홀드)라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중간에 나와 팀의 리드를 16번이나 지켜냈다는 뜻인데, 그만큼 승리에 대한 기여도도 컸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4번의 구원승까지 보탰다. 열심히 던져준 건 맞다.

하지만 피로도의 누적 때문인지 6월 이후 계속 좋지 못했다. 4월에 9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0.87에 3승(1패) 2홀드로 막강했던 이보근은 시간이 갈수록 서서히 무뎌졌다. 5월에는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70에 7홀드 1패로 계속 좋았는데, 6월이 되자 평균자책점이 6.23으로 치솟았다. 전반기 종료 전까지 치른 7월 5경기는 처참했다. 2홀드(1패)를 추가했지만, 5경기 평균자책점은 18.00이나 됐다.

많이 던져서 생긴 후유증이라고는 보기는 어렵다. 원래 넥센은 전통적으로 투수들을 무리하게 등판시키지 않고, 장정석 감독 역시 그런 계보를 이은 철저한 관리파다. 이보근은 전반기 39경기에 나와 34⅓이닝을 던졌는데, 이는 홀드 부문 TOP 10에 있는 투수 중 3번째로 적은 투구 이닝이다. 홀드 2위 오현택(롯데)은 41경기, 40⅔이닝을 소화했⅓다. 홀드 공동 6위 박치국(두산)의 경우는 무려 47경기에서 50⅓이닝을 던졌다. 이보근은 그리 많이 던지지 않았다.

결국 올스타 휴식기를 통해 이보근이 자신감과 구위를 되찾았기를 기대하는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게 지금의 넥센으로서는 절실히 필요한 일이다. 장 감독은 "이보근이 전반기 막판에 다소 힘들어했는데, 힘을 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과연 이보근은 '홀드 1위'다운 위력을 되찾을 수 있을까. 넥센의 순위 역주행의 열쇠가 거기에 달려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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