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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타격을 뭘안다고.." 한용덕 감독의 낮은 리더십

고재완 기자

입력 2018-06-24 00:42

수정 2018-06-24 00:43

"내가 타격을 뭘안다고.." 한용덕 감독의 낮은 리더십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용덕 한화 이글스 감독은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 스타일로 유명하다. 항상 선수들에게 의사를 물어보고 결정하고 감독이라고 강압적인 방식을 택하지 않는다.



윤규진은 22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7이닝 무실점이 될 수도 있었다. 7회를 마치고 이미 투구수가 102개를 넘었기 때문이다.

한 감독은 NC 타자들이 타이밍을 못맞추고 있다고 판단하고 윤규진에게 1이닝을 더 맡기고 싶었다. 하지만 무조건 윤규진에게 "마운드에 올라가라"고 말하지는 않았다. 윤규진에게 의사를 물어본 후 8회도 책임지게 만들었다.

23일 경기 전 한 감독은 취재진에게 "감이 떨어진 타자들에게 어떻게 조언을 하나"라는 질문을 받았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이 의외였다. 한 감독은 "투수만 했던 내가 타격에 대해 뭘 안다고 타자들에게 조언을 하나"라고 되물었다. 권위를 내려놓은 대답에 듣는 취재진도 놀랐다.

"타격은 타격을 잘아는 코치들이 충분히 조언을 해준다"고 말한 한 감독은 "나는 투수 입장에서 '타자들이 이렇게 했을 때 어떻다'라는 것만 말해준 적이 있다. 얼마전 최재훈의 배트 그립을 보고 '그렇게 배트를 잡으면 투수들이 어떻게 공략할 수 있다'고 말한 적은 있다. 기술적인 것에 대해서는 말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프로야구 감독들은 더그아웃에서 표정 변화가 없다. 표정이 자주 변하면 권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무표정한 얼굴로 일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 감독은 다르다. 지난 21일 청주 LG 트윈스 전 9회 2사 1루에서 강경학의 2루타가 터졌다. 이때 1루에 있던 지성준이 홈으로 달려 들어오려다가 넘어져 다시 3루로 귀루했다. 한 감독은 이 모습을 보고 웃음을 보였다.

한 감독은 "예전에는 비슷한 상황에서 선수들이 불안해했는데 이제는 그런 모습이 안보인다"며 "나도 그랬다. 하지만 어제는 (지)성준이가 넘어질때도 웃을 만큼 여유가 생겼다"고 했다.

이외에도 많은 부분에서 한 감독의 권위를 내려놓은 낮은 리더십은 눈에 띄고 있다. 그리고 한화는 현재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리더십과 성적이 관련이 없다고 말하기 힘든 상황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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