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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파랑새된 이성열 "살기위해 몸부림치는 중"

박재호 기자

입력 2018-05-17 08:54

수정 2018-05-17 10:01

승리의 파랑새된 이성열 "살기위해 몸부림치는 중"
◇한화 이글스 이성열.

한화 이글스는 지난 16일 KT 위즈전에서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4회까지 무득점. 3경기에 걸쳐 18이닝 연속 무득점 침묵. 팀전체 타격 사이클은 뚝 떨어진 상태였다. 5회초까지 0-4로 끌려가다 최재훈의 적시타와 정은원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따라붙은 뒤 6회말 이성열이 좌월 결승스리런을 터뜨렸다. 이성열의 시즌 4호포. 한화는 5대4 역전승을 거뒀다.



공교롭게도 이성열이 홈런을 친 4경기에서 한화는 매번 이겼다. '이성열 홈런=팀 승리' 공식이 생겼다. 올시즌 3점 홈런이 2개, 솔로 홈런이 2개다.

지난해 이성열은 생애 최고 해를 보냈다.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타율 3할7리에 21홈런 65타점. 상승세는 이어진다. 올해 성적도 지난해 못지 않다. 정확도는 오히려 더 좋아졌다. 불운도 있었다. 시즌을 앞두고 시범경기에서 넥센 히어로즈 마무리 조상우의 150㎞ 강속구에 종아리 근육을 다쳐 3주 넘게 고생했다. 4월 8일에서야 첫 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첫경기부터 4타수 3안타(1홈런) 5타점을 기록하는 등 한화 타선의 핫포인트로 자리잡았다.

이성열은 16일 3점 홈런을 때린 뒤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성열은 "15일 금민철, 16일 주 권 등 상대선발들이 좋았다. 타선이 힘든 상화에서 5회에 김태연과 최재훈 등 젊은 선수들이 물꼬를 터줘서 팀 타선이 살아났다. 작년에는 내가 솔로포를 치고 팀이 자주져서 속이 상했는데 올해는 내가 홈런을 칠때마다 팀이 이긴다. 더 많은 홈런을 치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성열은 수비에서도 열심이다. 좌익수 대신 1루수로 한번씩 출전하고 있다. 좌익수는 나갈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외야는 이미 주인들이 있다. 외국인 선수 제라드 호잉이 우익수를 맡고, 중견수는 이용규가 붙박이다. 좌익수는 수비와 공격 모두 좋아진 양성우의 몫이다. 이성열은 김태균과 번갈아가며 1루를 맡고 있다. 1루 수비가 낯설 수도 있지만 이성열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1루 수비는 내겐 생존이다. 1루 수비를 하는 이유는 살아남기 위해서다. 못하면 경기를 못 뛴다. 집중에 집중을 하고 있다. 고참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후배들이 매우 잘해주고 있어 자극이 된다. 스스로 집중하는데 동기부여가 된다."

이성열은 올해 홈런을 칠 때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의 가슴을 탁 치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 감독은 "더 강하게 쳐 줬으면 좋겠다. 정신이 번쩍 들 때가 있다. 매번 당해도 행복한 세리머니다. 이성열이 경기에서 집중력이 너무 좋다. 1루 수비도 상당히 매끄러워졌다"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이성열은 "영양가 있는 홈런을 때리면 더 강렬한 세리머니를 하고 싶다"고 했다.

한화에서 이성열의 역할은 엔진 부스터다. 4번 타자 제라드 호잉은 상대 투수진의 집중견제를 받고 있다. 호잉은 최근 8경기 연속 타점과 홈런이 없는 상태다. 김태균 마저 막히면 답이 없다. 이성열은 이른바 팀의 비장의 무기인 셈이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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