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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가 아까운 한승혁의 제구, 5회 채우지 못했다

노재형 기자

입력 2018-04-20 20:40

수정 2018-04-20 21:15

157㎞가 아까운 한승혁의 제구, 5회 채우지 못했다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2018 KBO 리그 주말 3연전 첫번째 경기가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4회말 두산 김재호가 좌측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날렸다. 홈런을 허용한 한승혁이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4.20/

KIA 타이거즈 한승혁은 KBO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선발투수다.



한승혁은 직구 평균 구속이 152㎞에 달한다. 140㎞대 후반도 거의 없고, 대부분 150㎞ 이상을 찍는다. 강력한 직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매우 매력적인 선발투수다. 여기에 140㎞에 이르는 포크볼과 130㎞대 슬라이더, 110㎞대 커브를 섞어 던진다. 스피드 차이만 가지고도 타자를 압도할 수 있다. 하지만 그의 단점은 들쭉날쭉한 제구력이다.

2011년 입단해 2012년 1군에 데뷔한 한승혁은 그동안 주로 불펜투수로 던졌다. 지난해에는 36경기에서 39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7.15를 기록했다. 아직도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에 비유될 수 있는 상황이다.

올해 김기태 감독은 한승혁에게 선발 기회를 주기로 했다. 하지만 시즌 전 부상을 입었다.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서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중도 귀국한 한승혁은 시범경기 동안 재활군에서 훈련을 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1군 복귀는 지난 4일 SK 와이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이뤄졌다. 당시 중간계투로 나가 4이닝 2안타 1실점으로 잘 던지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그리고 지난 10일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선발 5⅔이닝 동안 6안타 3실점의 역투를 펼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직구 스피드는 최고 155㎞까지 나왔고, 볼넷은 2개 밖에 내주지 않았다.

한승혁은 열흘 뒤인 20일 잠실에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시즌 두 번째 선발등판을 했다. 경기전 김기태 감독은 "오늘은 무너지지만 않는다면 선발로 던질 수 있는 만큼 던지게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시작부터 난조를 보였다. 1회말 1사후 최주환에게 볼넷, 박건우에게 우전안타를 맞은 한승혁은 김재환을 118㎞짜리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지만, 양의지를 사구로 내보내며 만루의 위기를 맞았다. 이어 오재일을 유격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가까스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2회에는 선두 김재호를 좌전안타를 내보낸 뒤 파레디스를 삼진, 오재원을 2루수 땅볼로 잡음과 동시에 1루주자의 2루 도루를 막으며 이닝을 마쳤다.

하지만 3회 다시 부진에 빠졌다. 선두 류지혁과 최주환에게 포크볼을 던지다 연속 안타를 맞고 2,3루에 몰린 한승혁은 박건우를 2루수 땅볼로 잡고 1실점했다. 이어 김재환을 이날 최고 구속인 157㎞ 바깥쪽 직구로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을 막는 듯했다. 김재환은 바깥쪽 스트라이크 낮은 코스를 관통하는 강속구에 꼼짝없이 당했다. 제구가 일품이었다. 그러나 한승혁은 양의지에게 154㎞ 직구를 통타당해 다시 한 점을 허용했다. 스트라이크존 가운데 낮은 코스로 들어가는 공이었다.

0-2로 뒤진 4회에는 추가 3실점하며 흐름을 완전히 빼앗겼다. 선두 김재호에게 148㎞ 직구를 한복판으로 던지다 좌월 홈런을 허용했고, 오재원과 최주환에 볼넷을 내주며 맞은 2사 1,2루에서는 폭투까지 범해 2,3루에 몰렸다. 이어 박건우에게 던진 135㎞ 포크볼이 밋밋하게 떨어지면서 2타점 좌측 2루타로 연결됐다.

한승혁은 0-5로 5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선두 양의지에게 볼넷을 내주고 오재일을 삼진 처리한 뒤 김재호 타석에서 몸쪽 높은 코스로 위협구를 던지고 유승철로 교체됐다. 투구수는 104개에 달했고, 제구가 전혀 되지 않는다는 벤치의 판단이었다. 유승철이 후속 타자에게 적시타를 허용, 한승혁은 4⅓이닝 동안 7안타와 4사구 5개, 5탈삼진, 6실점을 기록했다.

최강의 스피드를 자랑하는 한승혁의 성장은 역시 제구력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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