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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칼럼]삼성의 트랙맨 도입, 활용이 더욱 중요하다

박재호 기자

입력 2018-02-12 11:42

수정 2018-02-15 09:19

삼성의 트랙맨 도입, 활용이 더욱 중요하다
◇삼성 라이온즈가 최근 도입한 트랙맨 시스템. 사진 제공=삼성 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1일 KBO리그 최초로 트랙맨(TrackMan)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발표했다.



트랙맨은 레이더식 탄도추적 시스템이고 투구의 분당 회전수, 익스텐션, 수직 및 수평 변화량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타자는 타구 속도와 발사 각도를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지난해까지 7개 구단(소프트뱅크, 라쿠텐, 오릭스, 니혼햄, 세이부, 요미우리, 요코하마 DeNA)이 트랙맨 시스템을 도입했다. 올시즌부터 새롭게 사용하는 구단도 있다. 프로야구에 도입 열풍이 불고 있는 트랙맨. 트랙맨 사용법의 차이가 성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0년 이후 퍼시픽리그 6개 구단 중 정규시즌 1위팀은 소프트뱅크(5회), 니혼햄(2회), 라쿠텐(1회) 세 팀이다. 이 세 팀은 트랙맨 도입 외에도 공통점이 있다. 트랙맨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 일본의 라이브릿츠(laiblitz)사가 제작해 제공하는 '구단관리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2005년 니혼햄이 도입해 주목받은 이 시스템은 트랙맨 데이터 뿐만 아니라, 코치, 구단 프런트, 전력분석원 등이 입력한 선수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영상을 통합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통해 구단은 팀의 약점을 파악할 수 있고, 약점 보강이 가능한 차세대 선수, 타 구단이나 아마추어 선수까지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구단관리 시스템은 선수가 직접 사용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주장인 우치카와 세이치는 "구단에서 제공하는 스마트폰에 우리 팀 관계자만 사용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이 들어 있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경기후 바로 몇 타석째, 몇 구째의 영상을 간단히 찾을 수 있고 자기 스윙이나 상대투수 분석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장점을 설명했다.

라이브릿츠사의 무라사외 기요아키 대표이사는 "소프트뱅크의 경우 이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고액의 IT투자를 하고, 데이터 해석능력이 뛰어난 인재도 많이 고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프트뱅크는 시스템에 대한 많은 투자 외에도 선수 평균연봉도 일본 12개 구단 중 1위인 7000만엔대(약 7억원대, 2017년 일본프로야구선수회 자료)다. 하지만 같은 시스템을 사용중인 니혼햄과 라쿠텐의 평균연봉은 소프트뱅크의 절반 이하인 3000만엔대(약 3억원대)다. 연봉이 적어도 우승경쟁을 할 수 있다.

이 구단관리 시스템을 한국 구단들이 도입한다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라이브릿츠사 관계자는 "데이터 관리 인력과 분석 작업이 복잡해지는 것처럼 보지만 전력분석원이 직접 입력하던 볼배합은 트랙맨을 통해 자동입력 된다. 가까운 미래에 인공지능이 더 발전하면 작전이나 전술까지 시스템이 제안하는 것도 가능하고 인력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으로부터 시작된 한국의 트랙맨 도입. 트랙맨은 도입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한다는 것을 일본 사례가 보여주고 있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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