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 양의지, 유희관과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 임창민, 모창민이 참석했다. 미디어데이를 마치고 기념 포즈를 취하고 있는 양 팀 대표.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7.10.16
가을야구 DNA는 어느 팀이 더 강할까.
롯데 자이언츠가 정규시즌 후반기 보여준 맹렬한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것을 두고 '가을 DNA'라는 말이 부각되고 있다. 롯데는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하며 준플레이오프에 직행, 4위 NC 다이노스와 일전을 벌였다. 하지만 최종 5차전에서 투수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0대9로 패해 시리즈 전적 2승3패로 무릎을 꿇었다. 경기가 끝난 뒤 포스트시즌 초보 사령탑 조원우 감독의 단기전 선수 운용이 비난의 대상이 됐다.
반면 포스트시즌만 10번째 치르고 있는 김경문 NC 감독의 밀도있는 작전과 선수 기용은 호평을 받았다. 객관적인 전력, 그리고 분위기를 봤을 때 롯데의 우세가 점쳐진 게 사실이지만, 단기전 무대에서 경기력을 제대로 발휘한 쪽은 NC였다. 5년만에 가을 그라운드를 밟은 롯데 선수들은 긴장했고, 조 감독 역시 승부처에서 냉철하지 못했다.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두산 베어스는 포스트시즌 경험만 놓고 보면 10개팀 가운데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두산은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2015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가을야구라고 해서 일부러 결연한 모습을 보이거나 긴장할 상황도 아니다. 와일드카드와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며 지친 NC의 가을 DNA보다는 두산의 전력 및 경험이 이번 플레이오프서 더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두산은 니퍼트-장원준-보우덴-유희관으로 이어지는 선발 '판타스틱4'가 건재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전력에 덧붙여 김강률과 함덕주가 강력한 존재감을 내보일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야수들도 대부분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경험했다. 다만 이번에는 한 단계 낮은 플레이오프서 시작한다는 게 차이점이다.
관심을 모으는 팀은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KIA 타이거즈다. KIA는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포스트시즌에 2번 진출했다. 2011년에는 페넌트레이스 4위로 준플레이오프 올라 SK에 1승3패로 패했고, 2016년에는 와일드카드에서 LG 트윈스와 1승씩 주고받고는 탈락했다.
그렇다면 KIA 선수들의 가을 DNA는 어떨까. 포스트시즌 경험 측면에서 KIA 역시 만만치 않다. 삼성 라이온즈 시절 숱하게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본 최형우를 비롯해 이범호 나지완 김주찬 김선빈 등 주축 야수들 대부분 포스트시즌 무대를 주름잡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포스트시즌 출전 경기수를 보면 최형우가 47경기, 이범호 34경기, 나지완 13경기, 김주찬 29경기, 안치홍 13경기다. 이들이 뛴 포스트시즌은 대부분 꽤 시간이 흐른 이야기지만, '큰 경기'가 생소하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KIA는 마운드가 강하다. 헥터 노에시, 양현종, 팻딘으로 이어지는 '톱3' 선발진은 가을 DNA를 따질 필요없는 에이스들이라는 평가다. 김세현 임창용 등 불펜에도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투수들이 많다. 김기태 감독 역시 LG 시절인 2013년 플레이오프 4경기, 지난해 와일드카드 2경기를 지휘한 경험이 있다.
KIA의 상대가 어느 팀이 되더라도 한국시리즈 역시 가을 DNA가 풍부한 선수들의 격전장이 될 전망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