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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칼럼]방출된 전LG 투수 김정택, 日독립리그서 부활꿈꾼다

고재완 기자

입력 2017-08-01 01:05

방출된 전LG 투수 김정택, 日독립리그서 부활꿈꾼다
김정택. 사진제공=무로이 마사야

지난 2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한화 이글스전. 이 경기에서 1992년생 동기생인 임찬규는 선발승을 거두고, 포수 유강남은 5타점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했다. 다음 날 두 선수와 같은 나이의 LG 출신 투수가 일본의 한 구장에서 선발 마운드에 섰다. 2014년 2차 드래프트 9라운드로 LG에 입단한 김정택이었다. 3년간 1군 경기에 등판하지 못한 그는 지난 가을 방출 통보를 받았다. 김정택은 현재 일본 독립리그 중 하나인 BC리그(Baseball Challenge)에서 뛰고 있다.



김정택은 BC리그를 선택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LG에서 방출 됐을 때 팀의 형들이 '다른 것 해라'가 아니라 '아깝다. 충분히 프로에서 통하는 공을 갖고 있으니 다시 한 번 도전해 봐라'고 했다. 그래서 선수생활을 계속할 수 있는 길을 찾았다. 고등학교 1, 2학년 때 일본 학교(오카야마 교세이고등학교)에 다녀 일본어가 되기 때문에 최선의 선택으로서 여기에 왔다."

30일 김정택의 소속팀 도치기 골든브레이브스는 니가타 알비렉스 BC와 맞붙었다. 선발 등판한 김정택은 4⅓이닝을 던져 9안타 4실점했다. 도치기는 4대7로 패했고, 그는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김정택은 지난 달 22일까지 소속돼 있던 군마 다이아몬드페가수스에서 남긴 기록을 포함해 14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8.31을 마크하고 있다.

김정택은 현재 자신의 상태에 대해 "아직은 밸런스를 찾고 있는 과정이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한편으로는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내가 원래 스피드형이 아닌 제구력 투수다. 요즘에는 예전에 던지던 너클커브보다 슬라이더, 체인지업, 포크볼을 집중해서 던지고 있다. 자신감이 생기고 있다"고 했다.

일본 독립리그 선수들은 대부분 NPB(일본 프로야구) 진출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김정택의 목표는 2년 후 KBO리그 복귀다. 이를 위한 강력한 동반자가 있다. 4월 25일자 칼럼에서 소개한 김무영 도치기 투수코치(전 소프트뱅크 호크스 투수)다.

김 코치는 "올 겨울 지옥을 볼 정도로 단련 시킬 예정이다. (김)정택이를 KBO리그에 복귀 시키는 게 내가 해야할 일 중 하나다"고 했다. 김정택은 김 코치에 대해 "항상 알기 쉽게 설명을 해주시고 경기 때도 '여기는 도전하는 리그니까 맞아도 된다. 자신 있게 던져라'고 하신다. 서로가 같은 목표를 향해 임하고 있다"고 했다.

"임찬규와 유강남은 내년 연봉이 2억원을 넘을 것 같네요"라고 웃는 김정택. 그는 월급 10만엔(약 100만원)으로 생활하고 있다. "그 중에서 집세 5만엔을 내면 남은 돈은 절반뿐이다. 생활이 쉽지는 않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키 1m90, 체중 90㎏의 김정택은 BC리그에서 눈에 띄는 좋은 체격을 갖고 있다. 본인은 컨트롤형이라고 하지만, 빠른 직구의 회전도 나쁘지 않다.

아직 25세. 동기들과 격차는 생겼지만 2년 후 다시 같은 자리로 돌아 가기 위해 김정택은 김 코치와 함께 '2인3각'으로 뛰고 있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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