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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만에 뭉친 이대호-강민호 "사직벌 다시 달궈보자"

노재형 기자

입력 2017-02-27 10:36

6년만에 뭉친 이대호-강민호 "사직벌 다시 달궈보자"
롯데 이대호와 강민호가 6년만에 뭉쳤다. 롯데는 두 선수가 함께 했던 2000년대 후반 프로야구 흥행을 이끌었다. 전지훈련 캠프서 주장 이대호와 강민호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2000년대 후반 '거인'의 부흥을 함께 이끌었던 이대호와 강민호가 6년만에 뭉쳤다.



롯데 자이언츠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이 기간 롯데는 연속해서 관중 100만명 이상을 동원하며 프로야구 흥행을 주도했다. 롯데 홈인 사직구장은 야구의 명소로 자리잡았으며, 롯데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은 해외서도 화제가 될만큼 뜨거웠다. 이대호가 2012년 일본 프로야구로 진출할 때까지 둘은 롯데의 부흥을 이끈 주역들이었다.

하지만 롯데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가을잔치에 실패했다. 전력 약화를 막지 못했고, 사직구장을 향하던 팬들의 발걸음도 뚝 끊겼다. 성적부진 책임을 지고 감독이 3번 바뀌었다. 이대호는 해외 진출 후 롯데의 몰락을 바라보며 마음이 아팠다. 해외 활동을 하면서도 언젠가는 구도 부산의 명성을 되찾아 오리라 마음먹었다.

'부산 사나이' 이대호는 막연히 갖고 있던 계획을 이번에 이뤘다. 지난달 말 오랜 고민 끝에 4년 150억원의 조건으로 롯데에 복귀했다. 올시즌 롯데의 목표는 포스트시즌 진출이다. 황재균이 떠난 직후 이대호 영입을 재빨리 추진했다. 이윤원 단장이 직접 괌으로 날아가 개인훈련을 하던 이대호를 만나 담판을 지었다. 성의를 보였고, 진심을 다했다. 이대호의 마음을 붙잡는데 성공했다.

지금 롯데팬들은 지금 기대에 부풀어 있다. 마운드 걱정이 크기는 하지만 이대호-강민호를 중심으로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가 선수단 전체에 형성돼 있다. 더구나 이대호는 조원우 감독의 강력한 추천으로 주장 완장을 찼다. 현재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조 감독은 "대호가 캠프 분위기를 잘 만들어놓고 대표팀으로 갔다. 그 분위기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흡족해했다.

둘은 현재 다른 곳에서 훈련중이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이대호는 현재 고척돔에서 열리고 있는 대표팀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강민호는 오키나와 캠프에서 훈련중이다. 지난해 무릎 인대 부상을 입은 강민호는 재활을 충실히 진행한 덕분에 정상적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개막전 출전도 현재로선 문제없을 것이라는 게 롯데의 예상이다. 대표팀의 오키나와 연습경기서 대타로 두 번 출전해 연속 삼진을 당했던 이대호는 지난 25일 쿠바와의 평가전에서 적시타를 날리는 등 조금씩 타격감을 찾아가고 있다. 둘 다 페이스를 끌어올리는데 무리가 없다.

이대호는 해외 진출 직전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타자였다. 2010년에는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에 올라 MVP에 선정됐고, KBO리그 통산 3할9푼의 타율과 225홈런, 809타점을 때렸다. 일본서 4년간 거포로 이름을 떨쳤고, 지난해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플래툰으로 출전하면서도 강력한 존재감을 뽐냈다. 강민호는 2015~2016년, 두 시즌 동안 타율 3할1푼7리, 55홈런을 기록했다. 롯데는 지난해 김문호와 김상호의 성장, 전준우의 복귀 등으로 올해 한층 강력한 타선을 자랑할 전망이다. 이대호-강민호 쌍포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롯데 구단에 따르면 이대호는 계약 직후 강민호에게 입단 소식을 직접 전했다고 한다. 이대호는 강민호에게 "우리 둘이 힘을 합쳐 사직구장을 다시 노래방으로 만들어보자"고 제안했고, 강민호는 "형, 반드시 그렇게 하자"고 약속했다고 한다. 전지훈련서 착실하게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강민호는 "대호형이 오니까 확실히 분위기가 달라졌다. 후배들이 잘 따르고 있다"고 했다.

롯데는 올해가 도약 또는 추락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지금은 의욕과 희망이 넘친다. 이대호-강민호의 의기투합을 바라보는 시선이 특별할 수 밖에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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