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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이 욕먹을 이유는 한 가지도 없다.

함태수 기자

입력 2016-08-28 17:51

수정 2016-08-28 18:42

오재원이 욕먹을 이유는 한 가지도 없다.
두산 베어스 오재원이 28일 임창용의 사과를 쿨하게 받았다. 광주=함태수기자

28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올 시즌 마지막 대결. KIA 임창용과 두산 오재원이 1루 덕아웃 앞에서 짧게 대화를 나눴다. 임창용은 "어제(27일) 그런 의도가 아니다"고 했고, 오재원은 "알겠습니다"라며 쿨한 모습을 보였다.



아찔한 상황은 전날 9회초 나왔다. KIA가 5-3으로 앞선 2사 2루에서 마무리 임창용이 주자 오재원을 향해 강한 견제를 했다. 유격수와 2루수 누구도 베이스 커버에 들어가지 않은 상황. 하마터면 2루심, 오재원이 그 공에 맞을 뻔했다. 오재원의 경우 공이 날아오는 걸 뒤늦게 알아차려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평소 심판에게 어필을 자제하는 김태형 두산 감독이지만 이번만큼은 단단히 화가 났다. 벤치를 박차고 나와 임창용에게 소리쳤다. 그러자 김기태 KIA 감독도 주심에게 다가갔다. 이민호 심판이 둘에게 경고를 주면서 일단락됐지만 다시는 나오면 안되는 플레이였다.

그런데 이번 사태 원인을 두고 오재원에게 화살을 겨냥하는 일부 팬이 있어 안타깝다. '오재원이 도루를 한 게 문제다', '2루에서 의심가는 행동을 했다', '대기 타석에서 벗어나 연습 스윙을 했다'까지. 오재원이 원인을 제공해 임창용의 그런 견제가 나왔다는 것이다.

취재 결과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야구인들끼리 공유하는 나름의 원칙, 불문율을 들여다봐도 오재원이 욕 먹을 이유는 단 한 가지도 없다. 이번 사태의 포커스를 오재원에게 맞추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현재 오재원보다 두산 동료들이 더 분노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반응 때문이다. 잘못된 시각들은 선수 마음을 다치게 한다. 오해에 오해가 쌓여 어느 순간부터 사실처럼 받아들인다. 그래서 이 부분은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한다. 당시 오재원은 어떠한 잘못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임창용의 사과를 쿨하게 받은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통상 이럴 경우 사과를 받지 않는 선수도 많다. 하지만 오재원은 "싸울 수 없잖아요"라며 선배의 말에 웃으며 반응했다.

KBO리그에서 오재원은 가장 많은 안티 팬을 몰고 다니기로 유명하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플레이가 가끔은 너무 과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명백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원래 이런 스타일의 야구를 하는 선수이고, 프리미어12에서는 오히려 '오열사' 별명까지 얻었다. 한 야구인은 이날 임창용과 오재원의 만남을 보며 "오재원이기 때문에 저렇게 웃으며 사과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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