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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돔 7월 홈런 급상승의 원인은 습도?

권인하 기자

입력 2016-07-27 02:53

고척돔 7월 홈런 급상승의 원인은 습도?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6 프로야구 경기가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7회초 2사 두산 민병헌이 좌월 솔로포를 날린 후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고척돔=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7.26/

넥센 히어로즈는 올시즌부터 목동구장이 아닌 고척 스카이돔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목동구장은 홈에서 담장까지의 거리가 짧아 '홈런공장',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렸던 곳이다. 넥센은 목동보다 큰 고척돔을 쓰고, 홈런타자인 박병호 강정호 유한준이 빠져나가며 홈런 등 타격보다는 집중력과 기동력으로 점수를 뽑아내는 것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큰 구장답게 홈런이 잘 나오지 않을 것이란 예상은 맞았다. 4월 고척돔에서 열린 11경기서 총 16개의 홈런이 나왔다. 경기당 1.45개로 KBO리그 전체 4월 평균 홈런 1.77개(118경기 209개)보다 적었다. 5월에는 전체 홈런수가 경기당 2.19개(122경기 268개)로 대폭 증가했지만 고척돔에선 1.93개(14경기 27개)로 경기당 채 2개의 홈런이 나오지 않았다. 6월 역시 경기당 1.78개(14경기 25개)로 6월 전체 평균 홈런 수인 2.08개(124경기 258개)를 밑돌았다.

그런데 최근 이상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7월들어 홈런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 26일 넥센-두산전까지 고척돔에서 열린 10경기서 나온 홈런은 28개다. 경기당 2.8개의 홈런이 터졌다. 7월 총 81경기에서 195개의 홈런이 터져 경기당 2.4개의 홈런이 나왔으니 고척돔에서 홈런이 더 많이 나온 것이다. 게다가 홈런의 비거리도 상당하다. 웬만한 홈런이 고척돔 외야 상단의 광고판을 때릴 정도다.

이렇게 홈런이 많이 나오는 것에 대해 상층부에서 공기가 외야쪽으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여름부터 에어컨을 틀고, 환풍기를 통해 공기를 순환시키고 있어 여름에 홈런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과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다. 그러나 넥센 염경엽 감독은 상승기류보다는 습도에 초점을 맞췄다. 습도가 많은 여름철이지만 고척돔은 실내라 습도가 낮다. 습도가 낮다보니 공이 더 잘뜨고 멀리날아간다는 것. 야구공이 천연 가죽으로 만들기 때문에 습기를 머금을 수 있다. 야외 구장에서는 공이 습기에 닿아 더 무거워질 수 있지만 고척돔은 그렇지 않고 그렇다보니 타구가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다. 고척돔의 시원한 실내가 선수들의 체력 보충에도 도움이 돼 타자들이 힘찬 스윙을 할 수 있는 것도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넥센 타자들의 홈런이 많은 게 아니다. 넥센 타자들이 고척돔에서 열린 총 49경기에서 때린 홈런은 43개다. 고척돔에서 홈런이 96개가 터졌으니 상대팀이 53개를 날렸다는 뜻이다. 26일 두산전에서도 두산이 허경민과 오재일 에반스 민병헌 등 4명이 홈런을 때려내면서 7대1의 완승을 거뒀다.

기동력과 집중력의 야구로 3위의 훌륭한 성적을 내고 있는 넥센이지만 박병호 강정호 유한준 등 홈런타자들이 빠져 나간것이 이럴 땐 아쉬울 듯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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