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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드로 끝난 노경은 사태, 40일 막전막후

함태수 기자

입력 2016-05-31 19:51

트레이드로 끝난 노경은 사태, 40일 막전막후
노경은과 고원준이 1대1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바꿔 입는다. 스포츠조선 DB.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31일 노경은과 고원준을 맞바꾸는 트레이드에 전격 합의했다.



두산 관계자는 "선수와 구단의 갈등이 있었다. 노경은이 선수 생활 이어갈 수 있도록 배려한 측면이 있다"며 "롯데에서 먼저 트레이드 제안이 왔다. 고원준은 선발과 불펜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라고 밝혔다. 롯데 관계자는 "선발진 강화를 위한 트레이드다. 나이나 구위로 볼 때 노경은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2003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출신 노경은은 통산 267경기에서 등판해 37승47패 5.0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2009년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고원준의 통산 성적은 102경기 18승26패 4.38의 평균자책점이다.

▶은퇴 선언→은퇴 번복→현역 유지, 4월21일~5월14일

노경은이 은퇴를 선언한 건 4월21일이다. 수원 kt 위즈전에서 3이닝 8안타 4실점하고 2군행 통보를 받은 직후였다. 이 때 구단은 그를 만류했다. 신인 때부터 동고동락한 권명철 투수 코치가 긴 면담을 통해 설득했다. 운영 팀장도 선수의 뜻이 워낙 완강하자 첫 만남에서 "트레이드를 알아보겠다. 시간을 갖고 생각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선수 교환은 쉽지 않았다. 카드가 맞지 않았다. 그러자 노경은은 구단과 세 번째 만난 10일 "은퇴를 하겠다"는 최종 입장을 전달했다. 그렇게 구단은 KBO에 임의탈퇴 공시를 요청하는 과정을 밟았다.

한데, 이 과정에서 심경 변화가 생겼다. KBO가 최종적으로 선수의 뜻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노경은이 "시간을 달라"고 말한 것이다. 다시 한 번 두산과 노경은은 구단 사무실에서 마주했고, "임의탈퇴를 철회해 주십시오"라는 말이 선수 입에서 나왔다. 두산 수뇌부도 장고 끝에 선수의 뜻을 존중해줬다. 이 때가 14일이다. 고척돔에서 넥센 히어로즈와 맞붙고 있는 도중이었다. 이후 노경은은 재활군에서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

▶롯데 트레이드 제안→보류→재협상, 5월14일~5월31일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롯데가 처음 트레이드를 제시한 건 고척에서 넥센과 3연전을 벌이고 있을 즈음이다. 노경은의 임시탈퇴 공시가 철회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던 시기, 롯데 쪽에서 먼저 움직였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처음에는 카드가 맞지 않았다. 아무리 구단과 갈등 관계에 놓여 있다고 해도 140㎞ 중반대의 빠른 공을 던지는 오른손 투수를 그냥 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다가 지난주 다시 트레이드 논의가 활발히 오갔다. 두산이 고원준 얘기를 꺼 내면서부터다. 구단은 고원준이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가 있지만, 일본 미야자키 캠프 때, 또 시범경기에서 그의 구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한 터였다. 그렇게 31일 창원 두산-NC전에 앞서 1대1 트레이드가 전격 성사됐다. 40일 동안 끈 노경은 사태도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됐다.

한편 이천 베어스파크에 있던 노경은은 곧바로 부산으로 이동해 롯데 선수단과 인사를 나눌 예정이다. 롯데 관계자는 "내일 합류한다. 1군 등록 여부는 몸 상태 등을 보고 감독님이 결정한다"고 밝혔다. 고원준은 "선수와 협의해 합류날짜를 정한다"는 게 두산의 설명이다.

창원=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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