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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칼럼]부활한 KIA 한기주와 정으로 연결된 일본인 코치 이야기

노주환 기자

입력 2016-05-0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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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한 KIA 한기주와 정으로 연결된 일본인 코치 이야기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지금까지 수많은 일본인 코치가 KBO리그에서 활동했다. 한국을 떠나 긴 시간이 흘렀는데도 한국 선수와 정으로 연결된 일본 지도자가 있다. KIA 타이거즈 우완 한기주(29)와 2007년까지 함께했던 야마시타 지하루 전 트레이닝 코치(63) 이야기다.



한기주는 지난달 23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2011년 9월 29일 두산 베어스전 이후 1668일 만에 선발 승을 달성했다. 한기주에게 "그동안 많은 일본인 코치가 활동했는데 그 중에서 이번 승리를 전하고 싶은 사람이 있나"라고 물었을 때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야마시타 코치다. 지금도 가끔씩 통화를 한다. 대부분의 일본인 코치들은 재활하고 있을 때 만났는데, 야마시타 코치는 내가 잘 했을 때를 알고 있는 지도자이다."

야마시타 전 코치는 2005년에 KIA와 계약했고, 한기주는 다음 해인 2006년에 1차 드래프트 지명으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고졸 루키였던 한기주는 1년차부터 선발 투수로 나서 강속구를 무기로 10승(11패)을 거뒀다. 2007년에는 마무리 투수로 전환해 55경기에 등판해 25세이브를 기록했다. 당시 53세의 야마시타 코치는 19세의 한기주를 마치 자신의 아들처럼 아끼고 신경써줬다.

필자는 현재 일본 효고현에 거주하고 있는 야마시타 전 코치에게 요즘의 한기주의 활약을 전했다. 그는 "3승이나 하고 있나? 선발로 던지고 있다고? 우와! 대단하다"고 했다. 야마시타 전 코치는 한기주 소식에 기뻐했다. 한기주는 2일 현재 이번 시즌 5경기에 등판해 3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2.76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한기주에게 특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기주는 내가 한국을 떠나 10년 가까이 지났는데도 일본 전지훈련을 올 때 마다 전화를 한다. 그는 간단한 일본어 단어를 말하고, 나는 한국어 사전을 보면서 이야기를 한다. 서로 완벽한 대화는 못 하지만 소통은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기주에 대해 "예전의 한기주는 힘으로 던지는 투구 스타일이었고, 팔꿈치와 어깨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었다. 그런데 그는 원래 마운드에서 머리를 쓸 줄 알았다. 요즘은 공이 빠르지 않아도 한기주라면 나이에서 오는 경험을 바탕으로 잘 할 것으로 봤다. 서둘지 말고 천천히 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실제로 지금의 한기주는 150㎞대 직구를 던졌던 예전 모습과 많이 다르다. 슬라이더를 중심으로 포크볼, 커브, 체인지업 같은 변화구 위주의 피칭을 하고 있다. 묵묵히 던지는 그의 뒷모습에는 네 번(팔꿈치 어깨 손바닥)의 수술과 재활을 넘고 돌아온 사나이의 인생이 보인다.

야마시타 전 코치는 한기주에게 아버지의 마음으로 건강하길 기원했다. "승패는 운에 따라온다. 만약에 이길 수 없는 날이 와도 지금 이 순간 던질 수 있다는 기쁨을 갖고 이 악물고 했으면 좋겠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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