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팀들이 보여주는 공통점 하나가 있다. 덕아웃 분위기가 흥겹다는 것. 그리고 단합을 위한 유쾌한 세리머니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지난 시즌 넥센 히어로즈는 포스트시즌에서 선수들이 타점, 득점을 기록하고 덕아웃에 들어오면 검지를 핀 채 양손을 하늘 위로 뻗는 세리머니를 했다. 평소 과묵하던 팀 고참 유한준이 했던 어색한 세리머니를 팀 상징 세리머니로 발전시킨 것. 2년 전 LG 트윈스는 11년만에 가을야구를 하며 '으샤으샤' 세리머니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올시즌에는 초반 3연승을 거두며 잘나가는 롯데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아직 팀 공식 세리머니화 과정을 거치지 않았지만 신나는 새 세리머니도 볼 수 있다. 롯데 황재균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6회 결정적인 쐐기 스리런포를 때린 후 홈플레이트에 들어올 때, 그리고 덕아웃에 들어와서도 손바닥을 펴고 자신의 얼굴 앞에서 흔드는 제스처를 취했다. 황재균 뿐 아니다. 5회 1타점 적시타를 친 김대우도 1루에 나가 똑같은 세리머니를 했다.
하지만 롯데 선수들의 세리머니는 상대를 조롱하는 이 의미는 아니다. 단순하다. 연고지 부산을 연상시키는 '살아있네'라는 의미다. 부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서 엄청난 명대사로 알려진 '살아있네'. 대략 해석을 하면 '엄청나다'라는 뜻이다. 여기에 유명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이 단어에 얼굴 앞에서 손을 흔드는 동작으로 유행을 시켜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