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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몽' kt-백정현, 누구도 웃지 못했다

김용 기자

입력 2015-03-31 22:11

수정 2015-03-31 22:11

'동상이몽' kt-백정현, 누구도 웃지 못했다
3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KBO리그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 선발로 등판한 삼성 백정현이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3.31

양쪽 모두 속으로 '아싸'를 외쳤을 것이다. 그런데 결론은 아무도 웃지 못했다. 1군 막내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 투수 백정현의 얘기다.



kt는 3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창단 첫 홈 개막전을 치렀다. 의미가 큰 게임. 꼭 이겨야 했다. 단순히 홈구장에서 열리는 첫 경기 의미를 넘어, 개막 원정 2연전에서 롯데 자이언츠에 모두 패했기에 1승이 더욱 간절했다.

그런데 하루 전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상대가 최강팀 삼성이라 부담스러웠는데, 선발 투수가 바뀌었다는 소식이었다. 삼성은 당초 좌완 에이스 장원삼을 내세우려 했지만, 장원삼이 갑작스럽게 등 통증을 호소했다. 류중일 감독은 시즌 초반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선발을 백정현으로 교체했다. 백정현은 불펜과 선발을 오갈 수 있는 스윙맨. 좋은 구위를 가졌지만 kt 타자들이 분명 장원삼에 비해 부담을 덜 느낄 투수였다.

하지만 이는 백정현에게도 큰 기회일 수 있었다. 2007년 데뷔해 선발승이 없었다. 지난해 류 감독의 배려로 5번의 선발 등판 기회를 얻었는데 1패 평균자책점 7.71의 초라한 성적만을 남겼다. 그런데 상대가 2연패에 빠진 신생팀 kt라면 백정현도 충분히 욕심을 부려볼만 했다.

kt와 백정현의 기싸움. 초반 기선은 백정현이 확실히 제압했다. 타선이 1회초 2점을 먼저 뽑아줬다. 또, 1회말 선두타자 김동명에게 볼넷을 내주며 어려운 승부를 예고했지만 2번 신명철이 삼진을 당하는 사이 김동명이 도루사해 부담을 완전히 털었다. 3회초 타선이 2점을 더 내줘 무난하게 경기를 풀어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kt 타선은 백정현의 첫 선발승 제물이 되기 싫었나보다. 3회말 마르테의 1타점 2루타로 첫 점수를 냈다. 그리고 이어진 1-6 상황에서의 4회말. 흔들린 백정현을 무차별 폭격했다. 박경수 박기혁의 안타와 김사연의 볼넷, 이대형의 사구 등을 섞어 2-6으로 추격했다. 그리고 1사 만루의 찬스가 이어졌다. 삼성은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권오준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하지만 권오준이 김동명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주고 마르테에게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얻어맞았다. 6-6 동점. 백정현의 기록은 3⅓이닝 5실점이 되고 말았다. 첫 선발승을 눈앞에 두고 천금같은 기회를 놓쳤다.

그렇다고 kt가 최종 승자가 된 것도 아니었다. kt는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지만 막강한 삼성의 투수진을 넘어서지 못하고 결국 6대8로 패하고 말았다. 역전 찬스에서 확실히 상대의 숨통을 끊어놓지 못한 후유증이 컸다.

결국 '동상이몽'이던 kt와 백정현은 누구도 웃지 못하고 말았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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