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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본능' 아두치, 사직구장을 휘젓다

입력 2015-03-28 18:13

'질주본능' 아두치, 사직구장을 휘젓다


시범경기에서 은근히 장타력을 뽐낸 짐 아두치(30)가 정규시근에서는 엄청난 주력으로 사직구장에 운집한 만원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아두치는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케이티 위즈와의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2타점 3득점 맹타를 휘두르고 12-9 대역전승의 주역이 됐다.

좌투좌타에 키 188㎝, 체중 95㎏의 아두치는 정교한 타격 솜씨 이외에도 손아섭을 능가한다는 주력으로 롯데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3회말 1사에서 우전 안타로 출루한 아두치는 가볍게 2루 도루에 성공했다. 몸을 푼 아두치는 롯데가 2-8로 끌려가던 5회말 1사 2, 3루에서 1루수 앞 땅볼을 치고는 1루 베이스를 향해 전력으로 질주했다.

베이스 커버에 들어간 케이티 선발 필 어윈은 아두치의 맹렬한 스피드를 의식한 나머지 공을 봐야 하는데, 베이스를 보다가 그만 1루수 신명철의 토스를 놓치고 말았다.

그 사이 3루 주자 정훈이 홈을 밟았고, 이어진 1사 1, 3루에서 아두치는 황재균의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 때 3루를 거쳐 홈까지 파고들었다.
3루 베이스를 찍었을 때 이미 중계 플레이가 이뤄지던 상황이라 정상적인 주자라면 뛰어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지만 아두치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아두치는 베이스에서 포수의 태그를 피해 몸을 살짝 틀어 슬라이딩했고, 주심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케이티는 포수 용덕한의 태그가 먼저 이뤄졌다며 심판 합의 판정을 신청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아두치의 발이 더 빨랐다.

아두치의 홈까지 파고드는 전력 질주는 큰 점수 차로 끌려가면서 낙담해 있던 롯데 팬들을 흔들어 깨웠다.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의 기를 받은 롯데는 이어 손아섭의 적시타, 박종윤의 3점포로 9-8 역전을 만들어냈다.

아두치는 8회말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때려내며 장타력까지 뽐냈다. 손아섭의 안타 때 3루까지 진루한 아두치는 최준석의 투수 앞 땅볼 때 홈으로 돌진했다. 타이밍 상으로는 무모한 도전으로 보였으나 역시 결과는 세이프였다.
이종운 감독은 부임 당시만 해도 빠른 야구를 추구한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지금 롯데에서 '발야구'를 수행할만한 타자는 아두치 외에는 찾기 어렵다. 손아섭은 어깨 부상이 있어 도루가 조심스럽고, 황재균은 '거포' 변신을 위해 몸집을 크게 불린 상태다.

결국, 아두치 한 명에게 '발야구'를 맡겨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날 그라운드를 홀로 휘저은 아두치의 모습은 발 빠른 타자 2~3명이 부럽지 않았다.

많은 전문가는 올해 롯데가 용병 3명을 잘 뽑았다면서 첫손가락으로 아두치를 꼽는다. 개막전 한 경기뿐이긴 하지만 아두치의 이날 활약은 팬들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changyong@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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