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도 퍼시픽리그와 같이 지명타자가 있는데도 65타석이나 대타로 기용된 타자가 있었다. 바로 KIA 타이거즈의 이종환이다. 이종환의 대타 타율은 2할2푼6리로 시즌 타율 2할8푼7리보다 낮아 대타 성공율이 높다고는 말할 수는 없다. 이종환은 대타의 어려운 점에 대해 "선발은 몇 번이나 기회가 있지만 대타는 1번 밖에 없습니다. 불리한 볼카운트가 되면 힘드니까 기다리면 안돼요"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대타로서 높은 성공률을 기록한 선수는 타율 3할6푼4리(30타석 22타수 8안타)인 박기남(KIA)과 3할4푼6리(33타석 26타수 9안타)의 김태완(삼성)이 있다. 그들에게 대타로서 필요한 것에 대해 물으니 이종환과 비슷한 답이 나왔다. 박기남은 거기에 덧붙여 "연습 때부터 몸이 빠른 직구에 대처할 수 있게 노력을 합니다. 타점이 뒤에 있으면 파울이 돼 앞에서 치려고 해요. 투수의 구종을 빨리 파악하고 기회는 한 번 밖에 없으니 공격적으로 후회 없도록 준비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면 투수로서 대결하기 어려운 대타는 어떤 타자일까. 삼성 카도쿠라 켄 투수코치는 현역 시절을 뒤돌아 보고 오미치 노리요시 현 소프트뱅크 타격코치를 뽑았다. "오미치씨는 배트를 짧게 갖고 작은 타격 자세로 임펙트를 뒤쪽에 가져가려 의식하는 타자였어요. 오미치씨는 풀카운트에서 투수가 꼭 스트라이크를 잡고 싶을 때 절묘하게 주심에게 타임을 요청하는 신경전도 잘했습니다"라며 "요미우리에서 팀 동료가 됐을 때 오미치씨에게 대타 조정법을 묻자 '덕아웃에 계속 앉아 있으면 대타로 나올 때 공이 잘 안보이니까 1,3,5회에 밝은 그라운드에 일부러 나가서 야구장 전체를 보고 눈이 익숙해지게 만든다'고 하더라고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