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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거꾸로 시리즈. 모든 성적을 비웃다

권인하 기자

입력 2014-10-23 06:24

거꾸로 시리즈다.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가 정규시즌 때 보여줬던 강점과 약점이 완전히 뒤바뀐 2014년 준플레이오프다.



이번 준PO는 창과 방패의 대결이라기 보다는 방패와 방패의 대결이라고 볼 수 있다. NC와 LG는 마운드가 좋은 팀이다. NC는 정규리그 팀 평균자책점 4.29로 1위였고, LG는 4.58로 3위였다. 두 팀이 3,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도 투수진의 힘이 컸다.

NC는 선발진이 더 좋았다. 찰리-에릭-웨버-이재학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9개 팀 중에서 최고였다.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이 4.26으로 전체 1위. 퀄리티스타트도 59번으로 삼성(63번)에 이어 2위였다. 그런데 이번 준PO 2차전까지 선발진이 전혀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1차전서 선발 이재학이 ⅔이닝 동안 5실점하고 물러나더니 이어나온 웨버도 8번 최경철에게 스리런, 박용택에게 솔로홈런을 맞았다.

2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차전도 그랬다. 믿었던 선발 에릭은 1회초 선두타자 정성훈에게 좌월 선제 1점 홈런을 내줬다. 4회초에는 스나이더에게서 투런홈런을 맞고 강판됐다. 5회를 채우지 못하고 3⅓이닝을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선발이 5이닝 이상 던지면서 나성범-테임즈-이호준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 리드를 잡아주고, 불펜이 막아주는 승리 공식이 시작부터 꼬였다. 2경기 모두 NC답지 못한 경기가 됐다.

LG는 예상 밖으로 불펜이 불안하다. 유원상-이동현-신재웅-봉중근으로 짜여진 LG 불펜진은 평균자책점 4.22, 전체 1위였다. LG 양상문 감독이 "우리 불펜진이 좋아 선취점을 빼앗겨도 뒤집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일 정도였다. 그러나 2차전서 LG는 3-0으로 앞서다가 선발 우규민이 내려간 뒤 불펜진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쫓겼다. 7회말 강력한 왼손투수 신재웅이 테임즈에게 1점 홈런을 맞았고, 신정락은 2사 1,2루서 이태원에게 우중간 안타를 맞고 1점을 내줘 3-2가 됐다. 이날은 2점차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지만 앞으로 흔들리는 불펜은 LG의 불안요소가 될 듯 하다.

LG는 올시즌 90개의 홈런으로 9개 구단 중 유일하게 100홈런을 넘지 못했다. 16개를 친 이병규(7번)가 팀 내 홈런 1위, 정성훈이 13개로 2위였다. 반면 테임즈(37개)와 나성범(30개) 등 30홈런 타자를 2명 보유한 NC는 총 홈런 143개로 전체 3위.

그러나 준PO에서 힘을 낸 팀은 LG였다. 1차전서 최경철과 박용택이 홈런을 쳤고 2차전에서는 정성훈과 스나이더가 홈런으로 3점을 뽑았다. NC도 테임즈가 추격의 솔로포를 쏘았지만 영양가는 정성훈과 스나이더의 홈런에 미치지 못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선수들의 맹활약도 눈에 띈다. LG의 수비형 포수 최경철은 1차전 3점 홈런에 이어 2차전에서는 4회초 재치있는 번트 안타 등 4타수 3안타 1사구를 기록했다. 정규시즌에 대타로 출전하곤 했던 외국인 타자 스나이더는 2경기 연속 맹타를 휘둘렀다. NC 역시 타격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포수 이태원이 적시타를 터트리는 등 데이터를 무색하게 했다. 이태원은 올시즌 타율은 1할2푼1리에 불과했다.

LG는 2차전에서 NC를 4대2로 제압하고 2연승을 달렸다. 플레이오프까지 1승이 남았다. 3차전은 24일부터 잠실에서 벌어진다. 데이터를 비웃는 거꾸로 시리즈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창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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