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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병 히메네스 가족과 8개월만 상봉, 마지막 기살리기

노주환 기자

입력 2014-09-01 10:40

수정 2014-09-0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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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병 히메네스 가족과 8개월만 상봉, 마지막 기살리기
롯데와 KIA의 주중 2연전 첫번째 경기가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3회말 무사 만루 롯데 히메네스가 우익수 앞 2타점 역전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8.28/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32)가 향수병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 건 지난 5월말부터였다.



고향 베네수엘라에 두고 온 아내와 두 아이가 계속 마음에 걸렸다. 고향의 정국이 불안했기 때문이다. 매일 전화통화를 하는 것만으로는 보고 싶은 갈증이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마침 이때 히메네스는 지독한 몸살 감기에 걸리기까지 했다.

히메네스는 가족을 국내로 초청하고 싶었다. 원정 경기를 하러 서울에 올라올 경우는 대사관을 찾기도 했다. 롯데 구단도 나서 히메네스를 도왔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에선 히메네스 가족에게 한국으로 갈 수 있는 출국 허가를 차일피일 미뤘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정부가 고액 연봉 야구선수들의 해외 유출을 막는 차원에서 가족 전체가 베네수엘라를 떠날 수 있는 허가를 잘 내주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런 노력이 이제 결실을 보게 됐다. 2일 히메네스 가족의 내한이 결정됐다. 아내와 두 아이가 들어와 히메네스와 약 8개월만에 만난다. 히메네스는 지난 1월 롯데의 미국 전지훈련 캠프로 합류하면서 가족과 작별했다. 이후 히메네스 가족은 생이별을 했다.

구단은 히메네스가 가족과 상봉하면서 경기력을 빨리 회복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 선수가 자신의 가족이 보는 앞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준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히메네스는 이번 시즌 부침이 심했다. 4월부터 6월까지는 타율 3할5푼2리, 13홈런, 52타점으로 최고 외국인 타자라는 찬사를 받았다. 팬들이 그의 국내 주민등록증을 만들어 응원하기도 했다. '호세의 강림'이라는 칭찬도 받았다.

하지만 7월부터 8월엔 왼무릎 통증으로 경기 출전 기회가 확 줄었다. 타격감도 떨어졌다. 그 기간 동안 타율 2할4리, 1홈런 6타점에 그쳤다.

또 태업설, 팀내 일부 선수들과 불화설 등에 시달렸다. 그는 약 한 달 정도의 재활 치료를 거친 후 최근 1군으로 복귀했다. 최근에 주로 대타 역할을 맡고 있다. 무릎 상태가 완전치 않아 수비나 주루에 부담이 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이번 가족 방한이 히메네스에게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히메네스가 기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롯데는 요즘 피말리는 4위 싸움을 하고 있다. 현재 4위 LG와 공동 6위 롯데의 승차는 3게임. 누군가 괴력을 발휘해서 몰아쳐야지만 롯데가 쭉쭉 치고 올라갈 수 있다. 가족의 힘이 히메네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로 작용하지 말란 법은 없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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