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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탑 잃은 LG, ‘세대교체 격랑’ 휘말리나

임기태 기자

입력 2014-04-24 11:12

사령탑 잃은 LG, ‘세대교체 격랑’ 휘말리나


LG 김기태 감독이 사퇴했습니다. LG 구단은 23일 대구 삼성전이 종료된 후 김기태 감독의 자진 사퇴를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LG는 18경기를 치러 4승 1무 13패 승률 0.235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이 아직 110경기나 남아있었기에 너무나 이른 시점에서의 감독 사퇴가 아닐 수 없습니다.

LG는 세대교체의 격랑에 휘말릴 가능성마저 엿보입니다. 아직 4월에 불과해 시즌 전체 판도를 속단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감독 사퇴로 구심점을 잃은 LG가 갑자기 반등해 중위권 이상으로 치고 올라가기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LG는 시즌 중반 이후 리빌딩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상당합니다. 젊고 새로운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감독 사퇴의 외형적 이유가 된 LG의 성적 부진은 개막 이후 꾸준히 중용된 베테랑 선수들의 부진과도 맥락을 같이 합니다. LG의 주축인 베테랑 선수들은 저조한 팀 성적에 대한 책임이 작지 않습니다.

LG가 베테랑에 대한 의존도가 타 팀에 비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대교체의 필요성은 결코 부인할 수 없습니다. 구단 측에서도 연봉 부담이 크며 다루기 힘든 베테랑들에게 성적 부진과 감독 사퇴에 대한 책임을 지울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리빌딩을 빌미로 한 인위적인 세대교체는 결코 좋은 결과를 담보할 수 없습니다.

지난 10년 간 LG는 '신바람 야구'의 주역들과 하나둘 결별했습니다. 아름답지 못한 이별이었습니다. 개중에는 LG의 정신적 지주였으나 신임 감독과의 마찰로 인해 타 팀으로 이적했다 은퇴한 선수도 있었습니다. LG는 선수들의 단결력이 부족하다고 비판받았지만 베테랑을 내치는 불행한 역사가 선수들의 단결을 저해하고 오랜 성적 부진과 직결된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꾸준히 제기되었습니다.

김기태 감독이 LG의 사령탑에 취임한지 2년 만이었던 지난 시즌 LG는 2002년 이후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의 숙원을 달성했습니다. 특별한 전력 보강 요인이 없었던 LG가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은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와 베테랑을 비롯한 선수들이 똘똘 뭉쳤기에 가능했습니다. '도련님 야구', '모래알 팀'이라 불리던 과거의 LG와 결별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선수들을 하나로 단결시켰던 감독이 떠난 상황에서 만일 베테랑마저 인위적으로 내쳐지게 된다면 LG는 또 다른 암흑기를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팀을 와해시키는 것은 한 순간이지만 다시 추스르는 데는 다시 오랜 세월이 필요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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