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은 대회조직위원회(WBCI)에서 제공하는 버스를 타고 야구장과 숙소를 오간다. 숙박과 이동, 야구장에서 먹는 식사 등 거의 모든 비용을 주최측인 WBCI가 부담한다. 특히 선수들이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는 안전과 도착 시간 준수를 위해 경찰이 호위를 해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B조 참가팀들은 이같은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타이중시와 협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사실 경찰차의 호위가 '호사'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대표팀 선수들에게 좋을 것은 딱히 없다. 경기와는 상관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동하는 동안 대표팀 버스 내부의 풍경은 어떨까. 선수들은 투수와 야수들이 각각 버스 두 대에 나눠타고 이동한다. 버스는 주최측이 전세를 낸 45인승이다. 한국으로 치면 한 줄에 좌우 2명씩, 4명이 앉는 직행버스와 비슷하고, 출입문이 앞과 중간 두 개다. 버스 두 대의 앞창에는 각각 '한국팀 버스1', '한국팀 버스2'라고 표기돼 있는데, 1호차에는 야수, 2호차에는 투수들이 탄다.
진갑용이 앉은 건너편 출입문쪽 맨앞자리는 이승엽의 차지다. 항상 이승엽은 같은 자리에 앉는다고 한다. 진갑용처럼 고정석이나 다름없지만, 앞 공간이 넓게 확보돼 있지는 않다. 그러나 이승엽은 이 자리를 선호한다. 이유가 있다. 버스 내부에는 진갑용처럼 앞 공간이 트인 자리가 하나 또 있다. 가운데 출입문쪽 자리다. 그러나 야수중 서열 2위인 이승엽은 후배 이대호에게 이 자리를 양보했다. 대표팀 선수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큰 이대호가 넓은 자리에 앉아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나머지 야수들은 각각 선호하는 자리가 있기는 하지만, 타는 순서대로 보이는 자리에 앉는게 보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