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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우의 확 달라진 '밀당'레이스,'진천선수촌 급파' 실시간 영상분석 피드백 효과 봤다

전영지 기자

입력 2024-02-2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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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우의 확 달라진 '밀당'레이스,'진천선수촌 급파' 실시간 영상분석 피…
수영대표팀 이정훈 총감독(오른쪽)과 전동현 코치가 선수들의 예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대회 현장에서 엄청나게 세분화된 영상 분석의 도움을 받았다."



2024 도하세계수영선수권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역대 최고의 성적과 함께 19일 금의환향한 대한민국 경영대표팀이 진천선수촌 스태프들의 헌신적인 현장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

자유형 200m에서 여우같은 '밀당' 레이스로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건 황선우(강원도청)는 레이스 운영능력 향상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도쿄올림픽 때는 아무것도 몰라서 오버페이스가 나왔다. 이번 대회선 옆 레인 루크 홉슨 선수가 페이스를 올렸지만 말리지 않고 스퍼트해 1등을 했다"면서 "진천선수촌에서 파견해주신 김형석 영상분석관님이 대회 현장에서 엄청나게 세분화된 분석을 해주셨고 이 부분이 레이스 운영에 큰 도움이 됐다"며 콕 집어 감사를 표했다. 이정훈 총감독 역시 "영상분석팀을 갑작스럽게 요청했는데 바로 지원해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 대한체육회와 대한수영연맹에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우리 종목의 경우 국내 분석은 계속해 왔는데 이번에 국제대회에서 바로바로 피드백해주는 부분이 코칭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선수촌 영상분석관은 도하에서 다른 나라 선수들을 지금까지도 분석하고 우리보다 하루 늦게 들어온다. 이 분석들이 우리 선수들에게 너무나 좋은 정보였고 그 데이터가 쌓여 올림픽까지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황)선우의 200m 레이스 운영도 데이터를 통해 어디서 강하고 어디서 약한지 비교분석해준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금메달을 딴 선수와 지도자가 지원 스태프에게 직접 감사를 표하는 건 이례적인 일. 그만큼 즉각적 효과가 있었다는 뜻이다. 지난 3일 호주전훈을 마치고 7일 도하 출국을 앞두고 전동현 코치는 진천선수촌에 현장 영상분석팀 급파를 요청했다. 전 코치는 서울체고에서 황선우의 약진을 이끌었고, 도쿄올림픽 직후 국가대표 코치로 계영대표팀의 동반 성장을 이끈 지도자다. 호주 전훈에서 선샤인코스트대 영상팀에게 받아본 황선우, 다비드 포포비치 등 주요 선수들의 구간별 데이터, 스트로크 횟수 등 비교분석 데이터를 보며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나서는 세계선수권 현장 영상분석 필요성을 절감했다. 진천선수촌 스포츠의과학부는 2020년 국가대표선발전 이후 전국체전 등 국내 대회 촬영 분석과 세계선수권 등 10개 대회 중계영상 분석, 촌내 훈련시 스타트, 영법 분석, 실시간 심박수 훈련 장비와 분석을 지원해왔다. 대한수영연맹 자체 영상분석관이 없는 상황, 전 코치와 수영대표팀의 급박한 요청에 장재근 선수촌장이 흔쾌히 응했고, '베테랑 영상분석관' 김형석 과장이 장비를 싸들고 도하행 비행기에 올랐다.

장재근 진천선수촌장은 "터치에 따라 0.01초가 갈리는 종목이 수영이다. 수영대표팀이 '호주에서 터치 영상분석이 좋았다'면서 현장 지원을 요청했고, 바로 오케이했다. 도하에서 촬영한 예선 영상을 이메일로 진천에 보내주면 한국에서 분석관 2명이 준결선, 결선 전에 분석해 실시간으로 경기를 대비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전 코치는 "김형석 과장님이 도착하자마자 경기를 다 찍었다. 예선, 준결선, 결선 영상을 한국으로 보내면 한국에서 분석해서 다시 우리에게 보내주고, 준결선, 결선 가기전 선수들에게 카톡으로도 보내주고 함께 보면서 잘된 점, 잘못된 점을 실시간으로 피드백했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6시간의 시차, 밤낮없이 촬영과 분석을 거듭한 이들의 헌신에 '황금세대'는 한국 수영 사상 최고의 성적이라는 결실로 보답했다.

이번 성과를 발판으로 대한체육회 진천선수촌은 '황금세대'에 대한 지원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장 촌장은 "파리올림픽 전 호주 전지훈련에도 영상팀을 지원할 계획이다. 전 코치와 김승훈 대한수영연맹 사무처장이 선수들 밥을 해먹인다는 얘기도 들었다. 생활적인 부분을 전담 지원할 직원을 파견해 선수, 지도자들이 훈련에만 집중하고 영양에도 더 신경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장 촌장은 "요즘 선수들은 청각이 아닌 시각으로 이해한다. 말로만 해서는 소통이 어렵다. 영상으로 보완점을 보여주면 바로 받아들인다"면서 '스포츠과학'의 힘을 강조한 후 "수영뿐 아니라 펜싱, 배드민턴 등 다양한 종목에 영상 분석 등 지원을 강화하고, 메달 유망주 20명을 중심으로 집중지원을 통해 파리올림픽에서 최선의 성과를 이끌어내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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