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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떠날 수 없는 존재" 세계 최고령 샴쌍둥이 남매, 62세에 함께 하늘나라로

김소희 기자

입력 2024-04-15 11:11

"서로 떠날 수 없는 존재" 세계 최고령 샴쌍둥이 남매, 62세에 함께 …
세계 최고령 샴쌍둥이 로리 샤펠·조지 샤펠 남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김소희 기자] 세계 최고령 샴쌍둥이 남매 조지 샤펠과 로리 샤펠이 사망했다. 향년 62세.



13일(현지시각)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조지와 로리는 지난 7일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조지와 로리는 1961년 9월 18일 펜실베이니아주 웨스트 리딩에서 두개골이 부분적으로 융합된 형태로 태어나 필수 혈관과 뇌의 30%를 공유하며 살았다.

미국 NBC에 따르면 "이들은 샴쌍둥이의 여러 형태 중 가장 희귀한 케이스로 약 2~6%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머리 아래로는 분리된 형태였으며, 로리는 신체 움직임에 제약이 없었으나 조지는 척추 이분증으로 걸을 수 없었다. 그는 로리가 밀어주는 휠체어식 의자에 앉아 생활했다고 한다.

조지와 로리는 나란히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한 뒤 펜실베이니아의 한 병원에서 6년간 일했다. 이후 두 사람은 조지가 컨트리 가수로 활동을 시작할 수 있도록 병원을 그만두고 함께 독일, 일본 등지로 공연 투어를 떠났다.

이들은 생전에 서로의 사생활을 존중하며 삶을 채워나갔다.

로리는 1997년 다큐멘터리에서 "서로에게서 떠날 수 없다고 해서 우리가 온전히 자신만의 프라이버시를 가질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로리는 조지가 컨트리 음악 연습을 할 때면 함께 음악실에 조용히 머물며 동생이 음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은 각자의 방을 갖고 서로의 방에서 번갈아 가며 시간을 보냈다. 샤워를 할 때도 한 사람이 샤워 커튼 안에서 몸을 씻는 동안 다른 사람은 욕조 밖에서 기다리는 방식으로 교대했다.

두 사람은 분리 수술을 받고 싶지 않으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아니요'라고 딱 잘라 말했다. 조지는 1997년 한 다큐멘터리에서 "우리를 따로 떼어놓는다고요? 절대 원치 않아요. 고장 나지 않은 것을 왜 고치려 하죠?" 라고 말했다. 이후 2007년 조지는 "나는 아주 어릴 때부터 소년으로 태어났어야 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너무 힘들었지만 나이가 들수록 거짓말하며 살고 싶지 않았다"며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공개하고 남자 이름으로 개명했다. 이로 인해, 이들은 생물학적으로는 동성이지만 다른 젠더를 가진 첫 샴쌍둥이로 기록되기도 했다. 다만 조지는 별도의 성전환 수술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김소희 기자 yaqqo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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