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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료 인하, 무료배송'…배달앱 할인 경쟁 치열 '속도에서 가격으로'

김세형 기자

입력 2024-04-01 14:20

배달앱 업체 간 배달료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고객 확보에 나서기 위한 일환이다. 플랫폼 구독료 인하, 무료배송 등 방법도 다양하다. 한동안 빠른 배달 속도를 앞세웠던 것고 달리, 최근 고물가 시대로 접어들며 가격 경쟁력이 주요 소비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1일부터 알뜰배달을 무료로 제공한다. 알뜰배달은 여러 집을 동시에 배달하는 서비스로 지난해 4월 선보였다. 한 명의 배송자가 한집배달에 나서는 것보다 배달 속도는 늦지만, 저렴한 가격을 경쟁력으로 내세운 바 있다. 알뜰배달 무료 제공은 우선 수도권 지역에서 시작된다.

배민은 한집배달·알뜰배달 10% 할인도 유지한다. 한집·알뜰배달 10% 할인과 알뜰배달 무료 중 유리한 혜택을 주문 때마다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용자는 배민 앱 배너에서 알뜰배달 배달팁 무료 쿠폰을 무제한으로 내려받을 수 있다.

주문 금액이 많으면 10% 할인 혜택이 많고 금액이 적으면 배달비 무료 효과가 크다는 게 우아한형제들의 설명이다. 우아한형제들은 "멤버십, 패스 같은 구독 상품에 가입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뜰배달 무료 배달과 10% 할인 혜택을 이용할 수 있다"며 "프랜차이즈나 일반 가게에서 제공하는 쿠폰과 결합해 더 큰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밝혔다.

배달앱의 배달료 가격 인하의 불을 지핀 건 쿠팡이츠다. 쿠팡이츠는 지난 3월 26일부터 유료 멤버십인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여러 집을 동시에 배달하는 묶음 배달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 중이다. 쿠팡이츠는 그동안 세이브 배달과 한집배달로 나뉘던 배달체계를 무료 배달과 한집배달로 개편했다. 기존 묶음 형태로 진행했던 배달을 모두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주문 횟수·주문 금액·장거리 배달에 제한이 없으며, 별도 쿠폰이나 할인 중복 사용도 가능하다. 묶음 배달에 들어가는 비용은 모두 쿠팡이 부담한다. 해당 서비스는 수도권과 광역시에 이어 충청·강원·경상도·전라도 주요 지역과 제주도 제주시 등 적용 지역에서 이용 가능하다. 쿠팡은 향후 단계적으로 적용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요기요는 쿠팡이츠의 배달료 인하 정책 도입 이후 3일 뒤인 지난 3월 29일 '요기패스X' 구독비를 2900원으로 인하했다. 요기패스X를 이용하는 고객이면 배달비 무료 혜택에 모든 '가게쿠폰(음식할인)'을 중복으로 적용받을 수 있다. 배달비 무료 혜택에 가게 할인쿠폰까지 더하면 4000원 이상의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배민은 쿠팡이츠와 요기요의 가격 할인 정책을 내세운 이후 소폭이지만 이용자 감소 등의 타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배민의 배송료 인하 정책은 이용자 유출을 막기 위한 일종의 방어책인 셈이다. 배민이 시장점유율과 실적 확대를 위해 '무료배달' 정책을 도입하면서 배달앱 업계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유통업계는 배달앱의 가격경쟁이 그동안 비싼 배달료로 인해 주춤했던 배달 시장 전반에 활성화를 불어 넣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배달앱의 배달 경쟁력은 빠른 배달 속도에 있었다"며 "최근 물가가 높아지며 가계부담을 줄이는 게 소비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속도보다 가격 할인에 초점을 맞춘 업체 간 경쟁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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