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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엔도 와타루의 최근 경기력이 나쁜 의미로 심상치 않다.
리버풀은 14일(한국시각)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크리스탈 팰리스와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2라운드 홈경기에서 0대1로 패배했다. 치명적인 패배를 당한 리버풀은 리그 3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리버풀은 전반 14분 에베레치 에제한테 선제 실점을 내줬다. 실점 상황에서 엔도의 판단이 다소 아쉬웠다. 코너 브래들리가 터치라인까지 상대 공격수에 끌려 나갔을 때 타이릭 미첼이 하프스페이스로 침투했다. 엔도는 미첼이 침투하는 것을 보고도 확실하게 따라가지 않았다.
미첼이 패스를 받아서 문전으로 공을 보냈고, 에제가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미첼이 크로스를 시도할 때 엔도가 몸을 던져봤지만 이미 늦은 수비였다. 엔도는 아쉬운 판단을 득점으로 갚으려고 시도했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전반 27분 문전 앞 혼전 상황에서 엔도 앞에 공이 떨어졌다. 엔도가 집중력을 살려 슈팅까지 가져갔지만 골대를 강타했다.
전체적으로 엔도의 경기력은 문제가 심각했다. 팰리스 선수들이 강하게 압박할 때 리버풀에서 처음 보여줬던 탈압박과 간결함이 잘 보이지 않았다. 체력적으로 지친 모습을 노출하면서 엔도답지 않은 기본적인 실수가 자주 발생했다.
중원에서 팀의 밸런스를 잡아주지 못하던 엔도는 결국 후반 시작과 함께 도미니크 소보슬러이와 교체됐다. 승리가 절실해서 엔도를 빼고, 공격적인 경기를 운영하고자 했다는 의미도 있었겠지만 위르겐 클롭 감독은 엔도의 경기력도 마음에 들지 않았을 것이다.이번 시즌 중반까지 엔도는 리버풀에 있어서 승리의 아이콘이었다. 백업 자원 정도라고 생각했던 선수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면서 엔도가 나올 때마다 리버풀이 승리했다. 클롭 감독은 엔도의 활약에 "누가 엔도가 EPL에서 뛰어난 선수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을까. 많은 이들이 엔도가 월드클래스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걸 알지 못했지만, 그런 일이 일어났다"며 극찬을 보내기도 했었다.
하지만 클롭 감독의 칭찬은 너무 일렀던 모양이다. 엔도는 최근 들어서 계속해서 경기를 뛰자 체력적인 한계를 나타내면서 경기력 저하가 나타나고 있다. 월클급 선수라면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제몫을 해주기 마련인데 엔도한테서는 그러한 모습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엔도의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는다면 리버풀은 중원 구성에 있어서도 차질이 생긴다. 소보슬러이 역시 최근 아쉬운 모습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엔도를 선발에서 빼면 공격적인 재능을 가진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를 후방으로 내려야 해 팀적으로 손해다. 맥 알리스터 자리에 커티스 존스나 하비 앨리엇이 활약해주면 다행이겠지만 그마저도 믿을 만한 선택지가 아니다.
엔도의 경기력 저하가 여러 모로 클롭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만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