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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듀오'김민재와 케인의 '슬픈 준우승'…무적의 레버쿠젠, 브레멘 5-0 꺾고 창단 120년만에 분데스리가 첫 우승 확정, 손흥민 축하 메시지 남길까

윤진만 기자

입력 2024-04-15 02:13

수정 2024-04-15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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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듀오'김민재와 케인의 '슬픈 준우승'…무적의 레버쿠젠, 브레멘 5…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괴물 센터백' 김민재와 '월클 공격수'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 입단 첫 해 '따놓은 당상'으로 여겨진 독일 분데스리가 트로피 사냥에 결국 실패했다. '무적의 레버쿠젠'이 우승 세레나데를 불렀다.



'손흥민의 전 소속팀' 바이어 레버쿠젠은 14일(한국시각) 독일 레버쿠젠 바이 아레나에서 열린 베르더 브레멘과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29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 25분 빅토르 보니페이스의 선제골과 후반 15분 그라니트 자카의 추가골,후반 23분과 38분, 45분 플로리안 비르츠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5-0 대승을 따냈다.

리그 29경기 연속 무패(25승 4무)를 질주한 레버쿠젠은 승점 3점을 더해 79점을 기록, 잔여 5경기를 남기고 2위 뮌헨(63점), 3위 슈투트가르트(63점)와 승점차를 16점으로 벌리며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이로써 1904년 창단한 레버쿠젠은 120주년을 맞은 올 시즌 구단 역사상 첫번째 분데스리가 타이틀을 거머쥐며 오랜기간 팀을 괴롭힌 '네버쿠젠'(네버+레버쿠젠)의 악몽을 떨쳐냈다. 1993년 DFB포칼 우승 이후 31년만의 타이틀이다. 우승을 위해 1992년생인 손흥민 나이만큼의 시간을 인내했다.

레버쿠젠은 1996~1997, 1998~1999, 1999~2000, 2001~2002, 2010~2011시즌 등 총 5번 리그 준우승을 차지했다. DFB 포칼에서도 3번 준우승을 거뒀고,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준우승을 1회 기록했다. '독일 축구 전설' 미하엘 발락이 활약한 2001~2002시즌엔 리그, 자국 컵, 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준우승을 차지하는 '준우승 트레블'을 달성했다. 손흥민이 활약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우승에 근접하지 못했다. 레버쿠젠은 독일 축구계에서 '절대 우승하지 못하는 팀'의 대명사였다.

레버쿠젠은 2022년 10월, '천재 미드필더'였던 사비 알론소 감독이 부임한 뒤에 180도 바뀌었다. 프로 1군 감독 경력이 전무한 알론소 감독은 지난 2022~2023시즌 리그 6위를 거둔 레버쿠젠을 한 시즌만에 우승권 팀으로 변모시켰다. 젊은 지도자답게 직접 훈련에 참가하는 열의를 보였고, 축구인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훈련 강도를 높였다. 뮌헨, 슈투트가르트, 라이프치히 등 우승 경쟁팀과 비교해 특정 개인의 활약에 의존하기보단 팀 플레이에 집중하며 '쉽게 꺾이지 않는 원팀'으로 지배력을 높였다.

43세 젊은 지도자인 알론소 감독은 지도력을 인정받아 이번여름 공석이 될 리버풀과 뮌헨 차기 감독 후보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3월 공개적으로 레버쿠젠 잔류를 선언하며 축구계를 깜짝 놀라게했다. 레버쿠젠 출신 윙어 제 호베르투는 14일 스페인 아스와 인터뷰에서 "알론소는 (이미)레버쿠젠의 레전드다. 사람들이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레버쿠젠은 올 시즌 개막 후 컵 포함 43경기(38승 5무)에서 무패를 질주하는 놀라운 행보를 보였다. 유로파리그 8강과 DFB포칼 결승에 오른 상태로, 트레블 가능성도 열어뒀다. 유로파리그 8강 1차전에서 웨스트햄을 2-0으로 제압하며 준결승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내달 26일 카이저슐라우테른(2부)과 DFB포칼 우승컵을 다툰다.

올 시즌 리그에서 단 19골을 헌납한 레버쿠젠은 흔들림이 없었다. 전날인 14일 뮌헨이 쾰른을 꺾으며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하지만 이날 전반 25분 보니페이스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젊은 에이스' 플로리안 비르츠를 하프타임에 교체투입하는 여유를 보인 레버쿠젠은 후반 15분 그라니트 자카가 '우승 쐐기골'을 터뜨렸다. 아크 정면에서 골문 좌측 구석을 찌르는 왼발 중거리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자카의 골이 터지기 전부터 레버쿠젠 홈 구장은 우승 축제 분위기로 들썩였다. 경기 전 팬들은 경기장 앞 '사비 알론소 거리'에 모여 축제를 즐겼다. 관중석에는 '킹 사비'라는 걸개도 등장했다. 분데스리가 올해의 선수를 사실상 '찜'한 비르츠가 피날레를 장식했다. 후반 23분, 25미터 거리에서 환상적인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추가골을 넣고, 38분과 45분 2골을 추가해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레버쿠젠은 우승을 확정하는 그 날까지 높은 집중력을 유지하며 '우승의 자격'을 증명했다.

2012~2013시즌부터 11시즌 연속 분데스리가 타이틀을 거머쥔 뮌헨은 레버쿠젠 돌풍 앞에서 고배를 마셨다. 유럽 4대리그인 분데스리가에서 뮌헨 외 다른 팀이 우승한 건 2012년 도르트문트에 이어 레버쿠젠이 처음이다. 레버쿠젠이 지난해 여름 가장 큰 돈을 들여 영입한 선수는 아스널 미드필더 그라니트 자카(2140만파운드)였다. 뮌헨은 같은 기간 8000만파운드를 들여 케인을 영입했다.

토트넘 시절 단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케인은 뮌헨에서도 무관의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 1월 토트넘에서 뮌헨으로 이적한 에릭 다이어도 마찬가지다. 지난시즌 나폴리 소속으로 한국인 최초 세리에A 우승을 경험한 김민재는 리그, 자국컵 우승에 실패하고 2월 이후 주전 입지까지 잃는 등 아쉬운 시즌을 보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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