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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미디어데이]"전 잘 모르는데…" 연이은 '감카찬스'에 어리둥절, 눈물 쏙 뺀 감독님들

김가을 기자

입력 2024-02-2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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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잘 모르는데…" 연이은 '감카찬스'에 어리둥절, 눈물 쏙 뺀 감독님…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저, 저요? 제가 아산의 '맛집'을 잘 모르는데…" 기승전 '감독님 찬스'였다.



26일 서울 중구의 더플라자호텔에서 '하나은행 K리그2 2024' 개막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K리그2(2부) 13팀 감독과 주요 선수가 참석해 새 시즌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선수들은 승격부터 승강 플레이오프(PO), 지난 시즌보다 나은 성적 등 자신들의 각오를 힘주어 말했다. 목표를 이뤘을 때의 '공약'도 웃음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양형모(수원 삼성)는 "(승격하면) 팬들께 기쁨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팬들의 요구를 열린 마음으로 수용할 수 있겠다"며 다소 몸을 낮췄다. 이한도(부산 아이파크)도 역시 "선수들의 유니폼을 모아 선물하겠다"며 소박(?)한 공약을 내걸었다.

최재훈(김포FC)이 불을 지폈다. 그는 "승격하면 머리를 초록색으로 염색할 것이다. 선수 유니폼을 팬들께 하나씩 드리겠다. 팀에 축구클럽이 있다. 풋살화가 필요한 분들이 계실텐데, 그건 감독님과 내가 사비로 사드리겠다"며 목소리에 힘을 줬다. 장내에 뜨거운 박수가 터져나왔다. 고태원(전남 드래곤즈)이 분위기를 이어 받았다. 그는 "앞의 선수들이 말한 유니폼, 염색, 식사 다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역설적이게도 선수들이 공약을 하면 할 수록 옆에 앉아 있는 감독님들의 눈가가 촉촉(?)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기승전 '감독님 찬스' 때문이었다.

우주성(경남FC)은 "내가 경남에 10년 있으면서 팬들과 식사 자리를 해보지 못했다. 선수단과 팬 식사 자리를 꼭 하고 싶다. 금액은 내가 다 내겠다"고 약속했다. 옆에 앉아 있던 박동혁 경남 감독이 "내가 내겠다"며 말렸다. 우주성은 "내가 이걸 노리고 말한 것"이라고 말해 폭소를 이끌었다.

정승용(성남FC)은 "승격한다면 팬들이 원하는거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팬들과 식사자리를 한 번 하고 싶다. 이기형 감독님이 우리에게 한 번씩 '밥 먹고 싶으면 말하라. 카드 준다'고 하셨다. 그걸 아끼고, 아끼고, 아껴서 승격하면 한 번에 계산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감독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가만히 앉아 있던 이 감독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락했다. 정승용은 "감독님이 괜찮다고 했다"며 팬들과 기쁨을 나눴다.

이학민(충남아산)은 "승격하면 간이라도 떼 드리고 싶은데… 팬들과 식사하는 자리를 하면 좋을 것 같다. 감독님께서 아산에 맛있는 곳을 많이 알고 계신다. 내가 아니라더 감독님께서 사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올해 아산의 지휘봉을 잡은 김현석 감독은 두 눈을 꿈뻑이며 "아산에 아는 맛집이 별로 없다. 이학민 선수가 더 많이 아니까 쫓아다니며 계산만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윤겸 충북청주 감독은 판을 더 키웠다. 그는 "(이한샘의 공약) 커피차? 당연히 동의한다. 하지만 나도 토스하고픈 세 분 있다. 김영환 도지사님, 이범석 시장님, 김현주 대표님이다. 내가 쏘지 않아도 알아서 통 크게 쏴주시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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