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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운명이 결정된다' 대한축구협회 16일 긴급임원회의, 정몽규 회장은 결단은?

이원만 기자

입력 2024-02-16 04:30

수정 2024-02-16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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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운명이 결정된다' 대한축구협회 16일 긴급임원회의, 정몽규 회…
1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가 열렸다. 회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는 황보관 KFA기술본부장. 신문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2.15/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표류하는 한국 축구의 운명이 결정되는 날이 밝았다. 재임기간 내내 외유와 방임으로 끝내 한국 축구에 씻을 수 없는 치욕을 안긴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의 거취가 16일 오전에 결정될 전망이다. 키는 역시 클린스만 감독 선임을 주도했던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쥐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15일 저녁 '축구대표팀 사안 긴급 임원회의'를 16일 오전 10시에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연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카타르 아시안컵 4강 탈락 참사 이후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았던 정 회장도 참석한다. 정 회장은 지난 7일 한국 대표팀이 아시안컵 4강전에서 요르단에게 패한 뒤부터 대중 앞에서 사라졌다. 대표팀과 함께 귀국하지 않고, 현장에 남아 대회 결승전을 관전하고 홀로 귀국했다.

이후 대회 기간 내내 '무대응 전술' 이른바 '해줘 축구'로 일관한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대중의 성토가 이어졌고, 급기야 대표팀 내에서 손흥민과 이강인의 다툼까지 공개되며 여론은 급속도로 악화됐다. 정회장은 그런데도 여전히 침묵을 지켰다. 지난 13일에 축구회관에서 열린 카타르아시안컵 관련 비공개 임원 회의 때도 불참했다. 정 회장이 이끌었어야 할 회의는 김정배 상근부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는 사이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비판 여론은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특히 아시안컵 이후 클린스만 감독이 곧바로 미국으로 떠났고, 이로 인해 아시안컵에 대한 평가 및 반성의 시간이 되어야 할 전력강화위원회에 화상으로 참가하자 축구팬들이 쥐고 있던 인내심의 끈은 완전히 끊어져 버렸다.

결국 15일에 열린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해임 의견이 결정됐다. 이렇게 되자 정 회장은 더 이상 침묵을 지킬 수 없게 됐다. 16일 오전에 긴급 임원회의를 열게 된 배경이다. 이 자리에서 나올 이야기는 단 하나다. 전력강화위원회에서 내린 '클린스만 해임 의견'을 정 회장이 수용할 지 말 지다.

대한축구협회는 일단 이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하며, 회의 결과의 발표 또한 미정이라고 알렸다. 여론을 의식해 극도로 조심스럽게 이번 사안을 다루겠다는 뜻이다.

사실상 대세는 이미 '클린스만 경질'로 돌아섰다. 하지만 정 회장이 끝까지 클린스만 감독의 유임을 밀어붙일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또는 클린스만을 해임하더라도 별도의 설명이나 사과는 하지 않았다. 미리 준비한 사과문만 낭독하고 돌아서며 '불통 리더십'을 보여준 바 있다.

하지만 애초에 클린스만 감독 선임을 주도한 인물이 정 회장인 만큼, 이번 긴급 임원회의에서 나온 결과에 관해 책임 있는 입장 발표가 요구된다. 또한 클린스만 해임을 결정했다면, 이후 대표팀의 새로운 사령탑에 대한 선임 계획이나 향후 올바른 대표팀 운영방안에 관한 비전도 제시해야 한다. 만약 정 회장이 단순히 회의에서 나온 결정만 발표한다면, 달아 오를대로 달아오른 축구팬들의 비판을 가라앉히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많은 팬들은 축구회관 앞에서 정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의 일괄 사퇴까지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번 긴급 임원회의는 '한국 축구의 운명'을 결정짓는 자리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과연 정 회장이 어떤 결정을 내리고, 어떠한 방식으로 이를 대중에게 납득시킬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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