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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진 최고 평점'+"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구해내" 김민재, 홀로 빛났다...뮌헨은 라치오전 0-1 패배→8강 진출 적신호

이현석 기자

입력 2024-02-15 07:43

수정 2024-02-15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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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진 최고 평점'+"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구해내" 김민재, 홀로 빛났다…
바이에른 뮌헨이 15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로마의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린 라치오와의 2023~2024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 경기에서 0대1로 패했다. 바이에른은 지난 리그에서 레버쿠젠전 패배의 분위기를 끊어내지 못하고 UCL 8강 진출 여부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김민재는 이날 경기 선발 출전해 팀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빛나는 활약을 펼쳤다. 독일 언론도 '밤새 거의 패스를 놓치지 않았다'라며 호평했다.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 바이에른 뮌헨이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도 분위기 반전에 실패했다.



바이에른은 15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로마의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린 라치오와의 2023~2024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 경기에서 0대1로 패했다.

바이에른은 이번 경기 패배로 홈에서 치러지는 2차전에서 다득점 승리가 필요하게 됐다. 반면 라치오는 홈에서 승리를 거두며 바이에른의 홈에서 열리는 2차전에 한결 수월하게 임할 수 있게 됐다.

홈팀 라치오는 4-3-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최전방에 구스타프 이삭센, 치로 임모빌레, 펠리페 안데르손이 나섰고, 중원에는 마테오 귀엥두지, 다닐로 카탈디, 루이스 알베르토가 자리했다. 수비진은 아담 마루시치, 알레시오 로마뇰리, 마리오 힐라, 엘세이드 히사이가 구성했다. 골문은 이반 프로베델이 지켰다.

원정팀 바이에른은 4-2-3-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최전방 원톱에 해리 케인이 출전했으며, 2선에서 자말 무시알라, 토마스 뮐러, 르로이 사네가 받쳤다. 3선은 레온 고레츠카와 요슈아 키미히가 호흡을 맞췄다. 포백은 하파엘 게레이루, 김민재, 다욧 우파메카노, 누사이르 마즈라위가 자리했다. 골키퍼 장갑은 마누엘 노이어가 꼈다.

▶리그에서 흔들린 바이에른, 라치오전에선 반등 필수

바이에른은 최근 리그에서 레버쿠젠에 0대3 패배를 당하며 팀 분위기가 흔들렸다. 토마스 투헬 감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부 독일 언론은 이미 투헬 감독에 대한 팬들의 비판이 극에 달했으며, 투헬의 경질을 요구하는 움직임도 등장했다고 주목했다. 투헬 감독은 선수들의 플레이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지만, 팬들의 불만은 줄어들지 않았다.

선수 기용에 대해서도 논란이 이어졌다. 투헬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팀의 핵심이었던 요슈아 키미히, 레온 고레츠카, 마티아스 더리흐트 등을 주전에서 제외하고 경기에 임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선발 라인업을 내놓으며 논란이 됐다. 특히 지난 시즌 바이에른에서 엄청난 경기력을 보여줬던 더리흐트를 선발에서 제외하고 토트넘에서 데려온 백업 수비수 다이어를 레버쿠젠전 선발로 기용한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적지 않았다.

더리흐트는 최근 간접적으로 불만까지 터트렸다. 더리흐트는 레버쿠젠전에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출전하지 못하자, 경기 후 인터뷰에서 최상의 핏이었다고 직접 밝히며 투헬 감독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결국 라치오전에서 빠르게 반등하지 못한다면, 투헬과 바이에른의 경기력에 대한 의심과 불화 등의 문제에 더욱 많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전반전

바이에른은 경기 초반부터 상대를 몰아붙였다. 전반 6분 케인이 뮐러의 크로스를 받아 곧바로 슈팅을 싣했는데 골대 위로 향하고 말았다. 라치오의 공세를 김민재의 활약으로 막아냈다. 김민재는 최전방에서 임모빌레와 안데르손을 꾸준히 차단하며 라치오가 바이에른 진영으로 올라오는 것을 저지했다.

바이에른은 전반 38분 프로베델의 패스 미스를 케인이 잡았는데, 박스 안에서 슈팅으로 마무리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39분에는 무시알라의 슈팅이 골문을 크게 벗어나며 선제골 기회를 날렸다.

김민재의 수비가 빛났다. 전반 45분 우파메카노의 클리어링 실수로 라치오의 역습이 전개됐다. 김민재는 수비 집중력을 잃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상대 공격에 집중했고, 귀엥두지의 슈팅을 발로 걷어내 바이에른의 실점 위기를 차단했다.

결국 두 팀은 특별한 성과 없이 전반을 0-0으로 마무리했다.

▶후반전

후반에는 라치오가 먼저 기회를 잡았다. 후반 2분 우파메카노의 뒷공간으로 이삭센이 돌파를 통해 진입했다. 김민재가 이삭센을 향한 롱패스를 차단하기 위해 몸을 날렸으나, 공은 그대로 이삭센에게 흘렀다. 다행히 이삭센의 슈팅은 노이어의 침착한 차단에 막혀 골문 안으로 향하지 못했다. 후반 15분에는 이삭센이 전방에 침투해 바이에른 골문을 다시 한번 노렸지만, 김민재가 이를 빠른 커버로 막았다.

바이에른은 불의의 일격에 무너졌다. 후반 22분 수비 과정에서 김민재가 차단한 이후 라치오가 다시 몰아붙이는 과정에서 우파메카노가 이삭센의 발목을 밟았다. 주심은 곧바로 페널티킥과 함께 우파메카노의 퇴장을 선언했다. 우파메카노는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키커로 나선 임모빌레는 깔끔하게 득점을 성공시키며 앞서나갔다. 바이에른은 이후 고레츠카를 빼고 마티아스 더리흐트를 투입해 수비를 채웠다.

수적 열세에도 바이에른이 주도권을 잡으며 라치오를 몰아붙였다. 후반 27분 코너킥 상황에서 올라온 공이 김민재의 머리에 맞았으나, 골라인을 벗어났다. 후반 40분에는 페널티박스 아크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를 케인이 키커로 나서 골문을 노렸으나 수비벽에 맞고 말았다.

바이에른은 추가 실점 기회를 맞이했으나, 김민재가 팀을 구했다. 후반 43분 라치오의 역습 상황에서 안데르손이 박스 안에서 시도한 슈팅을 김민재가 막아냈다. 김민재가 없었다면 바이에른이 추가 실점을 허용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이후 두 팀의 추가 득점이 터지지 않으며 경기는 라치오의 1대0 승리로 마무리됐다.

▶김민재 향한 독일 언론의 비판, UCL에서는?

김민재는 올 시즌 바이에른 수비의 핵심이다. 이미 기량은 지난 시즌에도 입증됐다. 나폴리에서 합류한 이후 특별한 적응 기간도 없이 바이에른 수비의 중심을 지키고 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튀르키예 페네르바체를 떠나 나폴리에 합류해 첫 시즌을 보낸 김민재는 곧바로 주전 센터백으로 자리 잡으면서 우승 핵심 멤버로 활약했다. 시즌 총 52경기에 출전해 2골 2도움을 기록하며 나폴리가 1989~1090시즌 이후 33년 만에 리그 정상에 오르는 걸 도왔다.

김민재가 나폴리에서 보여준 활약상과 성과에 감탄을 금하지 못했다. 김민재가 나폴리로 이적했을 때만 하더라도 그 누구도 그가 월드 클래스 수비수로 등극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김민재는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냈다. 처음엔 칼리두 쿨리발리가 첼시로 떠나면서 생긴 공백을 메우기 위한 영입으로 여겨졌으나 연일 빼어난 활약으로 나폴리 민심을 사로잡았고, 아예 쿨리발리를 뛰어넘었다는 평가까지 가져갔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2023년 세계 최고의 남자 축구선수 100인'을 선정할 때 김민재 이름을 포함했다. 매년 가디언이 선정한 최고의 축구선수 100인 안에 이름을 올린 게 이번이 처음인 김민재는 첫 순위 선정에서 37위에 오르며 세계적인 수비수임을 증명했다.

글로벌 스포츠 전문매체 '스포츠키다'도 '2023년 세계 최고의 센터백 5명'을 거론할 때 김민재를 1위로 선정했다. 매체는 '센터백이 더 이상 수비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 현대 축구에서 센터백은 견고한 수비 외에도 빌드업에 참여해 유동성과 창의성을 불어넣어야 한다. 김민재는 이러한 측면에서 아주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김민재가 나폴리의 33년 만의 세리에A 우승에 큰 역할을 했다. 타고난 피지컬과 침착함, 기술이 강점으로 돋보였다. 뮌헨으로 이적해서도 주전을 확보했고 탁월한 기량을 펼쳤다'라고 1위로 선정한 이유를 나열했다.

발롱도르 후보에도 선정됐다. 지난 9월 발롱도르를 주관하는 프랑스 축구전문 매체 '프랑스 풋볼'로 부터 2023 발롱도르 최종 후보 30인에 포함되는 영예를 안았다. 김민재의 생애 첫 발롱도르 최종 후보 등극이며, 아시아 선수로는 유일하게 명단에 들었다. 프랑스 '레퀴프'는 '김민재가 발롱도르 최종 후보 30인에 선정된 이유는 이번 여름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하기 전, 나폴리에서 보여준 공중에서의 운동 능력과 첫 번째 빌드업 능력으로 전임자 칼리두 쿨리발리를 잊게 만들었기 때문이다'라며 김민재가 후보에 오른 배경을 소개했다. 이후 김민재는 발롱도르 순위에서 22위를 차지했다. 같은 수비수로서 최종 후보에 포함된 그바르디올이 25위, 디아스가 30위를 차지함에 따라 센터백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바이에른에서도경기를 거듭할수록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다만 기량이 아닌 경기 소화량이 전반기에 발목을 잡았다. 준수한 활약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기 소화량으로 인한 체력 문제 등이 발생하며 쉽지 않은 시즌을 보냈었다. 당초 바이에른 계획에 김민재의 혹사가 포함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마테이스 더리흐트, 다욧 우파메카노 번갈아 부상을 당하며 김민재가 주전 라인업에서 빠질 수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계속된 풀타임 소화에 김민재도 리그 경기 도중 지친 기색을 보이는 등 어려운 시간이 이어졌었다. 지난 하이덴하임전에서는 후반에 체력 저하를 보이며 연달아 실수를 범해 팀 실점에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으며, 경기 막판 체력 문제를 보이는 듯한 모습도 있었다. 겨우 2주간의 휴식을 취했다. 코펜하겐전을 앞두고 김민재는 엉덩이 타박상 문제로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독일 매체 빌트는 '김민재는 이미 월요일 훈련에 불참했다. 그는 다가오는 코펜하겐전 출전이 불투명하다'라며 김민재가 훈련에 이어 경기에도 나서지 못할 수 있다고 언급했고, 투헬도 명단 제외를 결정했다. 이후 갑작스럽게 독일을 덮친 폭설로 바이에른과 우니온 베를린의 경기가 연기되며 추가 휴식을 취했고 조금이나마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추가 휴식이 무조건 긍정적인 것은 아니었다. 김민재는 지난 리그 경기 중 하나인 RB 라이프치히와의 경기에서도 추가 휴식을 취하고 돌아온 후 고전하는 등 올 시즌 경기를 계속 뛸 때보다 추가 휴식 이후 경기력이 떨어진 모습을 자주 보여줬고, 프랑크푸르트전에서도 긴 휴식이 경기력 부분에서 발목을 잡았다. 다만 맨유전부터 다시 경기력을 끌어올렸고, 결국 김민재는 슈투트가르트전에서 상대 공격을 틀어막고 공격포인트까지 기록하며 다시금 자신에 대한 여론을 반전시켰다. 독일 언론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김민재는 다시 팬들에게 인정을 받으며 후반기에도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는 의지를 다질 수 있게 됐다.

다만 독일 언론의 평가는 박하다. 독일의 키커는 최근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전반기 포지션별 등급을 선정했는데, 김민재는 해당 등급인 '랑리스테'에서 센터백 부문 11위에 올랐다. '랑리스테'는 키커가 총 세 개의 카테고리로 나눠 선수를 평가한다. '월드클래스', '인터내셔널 클래스', '내셔널 클래스'로 구분해 선수들의 순위를 선정한다. 키커는 김민재를 센터백 11위로 선정했다. 김민재의 동료인 다욧 우파메카노가 3위, 바이에른보다 낮은 순위인 라이프치히와 슈투트가르트, 프랑크푸르트의 수비수들이 김민재보다 위에 있는 것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야박한 평가다.

직전 레버쿠젠전에서도 김민재를 향한 비판이 이어졌다. 김민재는 레버쿠젠을 상대로 패스 성공률 94%, 인터셉트 5회, 공 소유권 회복 10회, 볼 경합 성공 100%로 준수한 할약을 펼쳤고, 축구통계매체 풋몹 기준 평점 7.0점으로 수비진 중에서는 가장 높았다. 독일 언론의 평가는 달랐다. 독일의 아벤트차이퉁은 김민재에게 수비진에서 가장 낮은 평점 5점을 부여하며 '스리백의 왼쪽 센터백으로 활동하며 레버쿠젠의 텔러를 상대했다. 그는 확신이 없는 것 같았고, 적응에 문제가 있었다. 앞으로 많은 것을 다시 시작하고 노력해야 한다'라고 혹평했다. 독일의 티온라인도 '김민재는 너무 쉽게 압도 당했다. 바이에른에서 다시 자신의 감각을 찾아야 한다'라며 김민재의 활약에 대한 강한 아쉬움을 표했다.

김민재는 이날 라치오를 상대로는 선발 출전해 패스 성공률 98%, 볼 경합 성공 4회, 인터셉트 2회, 공 소유권 회복 8회 등 단단한 모습을 선보였다. 하지만 우파메카노가 내준 페널티킥 실점은 피할 수 없었기에 아쉽게도 팀 패배를 막을 수 없었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은 김민재에게 평점 7.3점으로 바이에른에서 3번째로 높은 평점을 줬으며, 이는 양 팀 통틀어 수비진에서는 최고 평점이었다.

독일 언론도 다른 선수들에 대해서는 많은 비판을 남겼지만, 김민재에게는 호평을 남겼다. 독일 90min 독일판은 김민재에게 팀 내 2위인 평점 6점을 주며 '밤새 거의 패스를 놓치지 않았다'라고 칭찬했다. 독일의 푸스발 트랜스퍼도 '아시안컵에서 돌아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선발로 이름을 올렸다. 탄탄한 활약을 펼쳤고, 그의 빠른 스피드 덕분에 바이에른은 경기장 위쪽에서 공격할 수 있었다. 경기 종료 직전 안데르손과의 절체절명 위기에서도 팀을 구해냈다'라며 좋은 평가를 내렸다.

다만 모든 독일 언론이 좋은 평가를 남긴 것은 아니었다. 독일의 아벤트차이퉁은 여전히 김민재에게 호평을 남기지 않았다. 아벤트차이퉁은 평점 4점과 함께 '우파메카노의 조력자였다. 에릭 다이어가 선발에서 탈락했다. 수비에서 많은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라며 갑작스러운 다이어 언급과 함께 김민재가 부족했다고 혹평했다. 독일 SPOX도 '수비에서 공격적이고 안정적이었다. 많은 경합에서 승리했다. 다만 공에 임팩트가 없었고, 위험한 패스도 했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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