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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등 치욕' 염기훈 어금니 꽉 물었다 "감독 되더니 변했다고 해도 두렵지 않아"

한동훈 기자

입력 2024-02-1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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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등 치욕' 염기훈 어금니 꽉 물었다 "감독 되더니 변했다고 해도 두렵…
염기훈 수원 감독. 사진제공=K리그

[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감독 되더니 변했다고 생각해도 어쩔 수 없다."



염기훈 신임 수원 삼성 감독(41)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수원은 2023시즌 2부 리그로 떨어졌다. 1995년 창단 후 처음 겪는 일이다. 사상 초유의 수모였다. 시즌 말미 감독대행을 거쳐 올해 초 사령탑에 오른 염기훈 감독은 책임이 막중하다. 그는 선수들이 원성을 높여도 귀를 닫았다. 1차 전지훈련부터 뼈를 깎는 심정으로 훈련 강도를 높였다.

수원은 1월 12일부터 29일까지 태국 방콕에 캠프를 차렸다. 2월 1일부터는 제주에서 2차 훈련을 이어갔다. 염기훈 감독은 P급 라이센스 마지막 세션을 소화해야 해서 제주 캠프를 직접 지휘하지 못했다. 염 감독은 5일 방콕으로 떠나 16일 귀국한다.

염기훈 감독은 반드시 승격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무조건 올해 승격을 바란다. 선수들에게 명확한 목표를 전달했다. 얼마나 노력을 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이야기했다. 선수단과 코칭스태프가 한마음으로 같은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선수 시절이었을 때와 다르게 훈련 템포를 거칠게 밀어붙였다고 밝혔다. 염 감독은 "감독으로 임하니 선수 때와 달라지더라. 나는 솔직히 힘들면 조절했다. 감독 입장에서 조절하는 선수들을 보니까 더 강하게 하라고 말하는 나의 모습을 발견했다"고 고백했다.

첫째도 체력, 둘째도 체력이다. 체력과 적극성이 필수다. 염 감독은 "육체적으로 강해져야 전술을 수행할 수 있다. 나를 오래 봤던 선수들조차 이번 훈련이 역대급으로 힘들었다고 털어놓더라. 내가 하고자 하는 축구를 만들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요령을 피우는 순간들이 그의 눈에는 다 보였다. 염 감독은 "전술적인 부분에서 패스 후 가만히 서있는 선수들은 과감하게 혼을 냈다. 무의미하게 (공을)뒤로 빼는 선수들도 강하게 다그쳤다"라고 떠올렸다.

선수들이 불만을 가져도 상관없다. 그는 "당연히 내 앞에서 말하지는 않는다. 감독 되더니 많이 변했다고 생각할 것 같다. 규율도 엄격하게 잡았다. 개인적인 감정은 없다. 팀을 위해 결정한다. 욕 먹어도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지도자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염기훈은 지난해 플레잉코치와 감독대행을 맡은 뒤 감독까지 초고속 승진했다. 그는 "내 생각만으로 끌고 가지 않겠다. 선수들과 꾸준하게 소통하겠다. 힘들수록 선수들과 상황을 공유하겠다. 경험이 풍부한 박경훈 단장님도 계신다"라고 우려를 일축했다. 박 단장은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 출신으로 제주와 성남 등 감독을 역임했다.

2차 캠프 부재는 아쉽다. 염 감독은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그래도 훈련 전후에 화상으로 미팅을 꼭 실시한다. 얼굴을 직접 보지 못해도 크게 걱정스러운 부분은 없다. 같이 하지 못하는 마음이 클 뿐이다. 현재로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 같다"라며 새 시즌 순항을 자신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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