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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곤매직'에 난리난 말레이시아,축구발전 위해 14억원 쏜다

전영지 기자

입력 2024-01-27 14:26

수정 2024-01-2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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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곤매직'에 난리난 말레이시아,축구발전 위해 14억원 쏜다
한국 상대로 명승부 펼친 김판곤 감독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김판곤 매직'에 열광한 말레이시아 정부가 축구 발전을 위해 500만 링깃(약14억원) 보조금 지원을 결정했다.



한나 여 말레이시아 청소년체육부 장관은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FIFA 130위' 말레이시아 A대표팀이 지난 26일 'FIFA 23위' 대한민국과의 카타르아시안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꺾이지 않는 투혼으로 3대3 무승부를 기록한 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본선에 올라가진 못했지만 한국과 3대3으로 비긴 기분은 마치 월드컵에서 우승한 것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1989년 1월 5일(0대3패) 이후 무려 35년만의 맞대결을 앞두고 김 감독은 경기전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약점을 공략할 준비를 마쳤다. 왜 우리가 승리할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는가"라며 언더독의 패기를 보여줬고, 투혼 넘치는 경기를 통해 이를 입증했다.

1985년 3월 10일 멕시코월드컵 예선전 1대0 승리 이후 무려 39년만에 강호 한국을 상대로 3골을 터뜨리며 승점을 따낸 '언더독의 반란' 직후엔 당당하고 겸손한 인터뷰, 조국 후배들을 향한 응원으로 화제가 됐다. 김 감독은 "우리로선 상상하지 못했던 좋은 결과가 나왔다. 희망이 없는 상황에서 동기부여가 힘들었지만 월드컵 16강팀을 상대로 후회없이 도전해보자고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선수들이 이 경기를 통해 뭔가 얻어서 다음 월드컵 예선을 준비하자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한국이라는 월드컵 16강 진출팀을 상대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겐 큰 동기부여였다"라고 돌아봤다. 대한민국의 카타르월드컵 16강을 이끌었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 출신으로서 대한민국의 선전에 대한 믿음과 응원도 잊지 않았다. "한국은 여전히 강하고 선수들은 여전히 좋고 대한민국이 반드시 결승에 올라가고 우승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말레이시아의 명승부 후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정부가 축구 국가대표팀을 위해 말레이시아축구협회(FAM)에 500만 링깃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말레이시아 축구대표팀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보여준 강한 투지를 인정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27일 한나 여 청소년스포츠부 장관이 이 돈의 쓰임새를 명확하게 밝혔다. "이 보조금은 FAM 운영비로 사용할 수 없다. 오직 축구발전을 위해서만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재정부가 이를 철저하게 모니터링 할 것"이라면서 "말레이시아 A대표팀과 협회가 관할하는 팀들이 더 나은 훈련기회를 얻기 위해선 많은 예산이 필요하며 우리는 그들이 최고수준의 팀으로 성장하길 원한다. 따라서 자금이 필요하고 정부는 이를 지원할 것"이라고 또렷히 밝혔다. "지난 2년간 김판곤 감독 체제에서 많은 발전이 있었고 다툭 하미닌 FAM 회장이 보조금을 지원받아 팀을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지만 요르단, 바레인, 한국에 비해 말레이시아의 지원금이 가장 적었다"고 말했다. "자금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한다"며 예산 지원의 이유를 밝혔다.

"이전에는 FAM이 재정부로부터 약간의 보조금을 받았고 작년에는 받지 못했다. 말레이시아 축구대표팀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재능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정부가 보조금 지원을 결정한 것"이라고 재차 설명했다.

한나 여 장관은 미디어와 팬들에게도 말레이시아 축구대표팀이 당장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을 때도 갑작스러운 코칭스태프, 경영진 교체를 촉구하기보다 선수들의 발전을 위해 인내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아시안컵 E조 조별리그 1차전 바레인에게 0대1, 2차전 요르단전 0대4 패배 직후 말레이시아에선 김 감독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었었다. 언제나 실력은 모든 비판과 편견을 이긴다. 한국전 3대3 무승부 후 비판은 일거에 싹 사라졌다. 한나 장관은 "우리는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다. 언론과 팬들에게 말하고 싶은 건 우리가 질 때마다 늘 감독, 경영진의 변화를 요구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개선에는 시간이 걸린다"고 할 말을 했다. "우리는 그들이 처한 생태계와 그들이 직면한 과제를 이해해야 한다. 한달 만에 모든 걸 해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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