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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이상의 수비력'→'KIM 경쟁자로 도약?' 다이어, 뮌헨 데뷔전 무실점 마무리...뮌헨은 베를린전 1-0 승리

이현석 기자

입력 2024-01-25 09:47

수정 2024-01-25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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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이상의 수비력'→'KIM 경쟁자로 도약?' 다이어, 뮌헨 데뷔전 …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 바이에른 뮌헨이 에릭 다이어의 데뷔와 함께 우니온 베를린전에서 승리를 챙겼다.



바이에른은 25일(한국시각)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우니온 베를린과의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13라운드 순연 경기 일정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 승리한 바이에른은 지난 베르더 브레멘전에서의 충격적인 패배를 끊어내며 리그 선두 바이엘 레버쿠젠을 4점 차로 따라 붙었다. 반면 베를린은 이번 패배로 16위 마인츠와의 격차를 3점에서 더 벌리지 못했다. 이번 경기는 당초 12월 2일 예정됐던 13라운드 일정이지만, 당시 뮌헨 지역 폭설로 경기를 치를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며 취소됐다.

홈팀 바이에른은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해리 케인이 최전방에 자리하고 르로이 사네, 자말 무시알라, 킹슬리 코망이 2선에 출전했다. 요주아 키미히, 레온 고레츠카가 3선에 위치했으며 포백은 콘라트 라이머, 마테이스 더리흐트, 우파메카노, 하파엘 게헤이루가 구성했다. 골문은 마누엘 노이어가 지켰다.

원정팀 베를린은 5-3-2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케빈 볼란트와 베네딕트 홀러바흐가 투톱으로 나섰고, 야닉 하버러, 루카스 투사, 알렉스 크랄이 미드필더로 자리했다. 수비진은 로빈 고젠스, 디오구 레이트, 케빈 포크트, 로빈 크노헤, 크리스토퍼 트리멜이 출전했다. 골키퍼 장갑은 프레데릭 뢰노우가 꼈다.

바이에른은 전반 시작부터 경기를 주도했다. 전반 7분 키미히가 올린 크로스가 더리흐트의 머리에 닿았으나 뢰노우의 선방에 막혔다. 이어진 공격 기회에서 우파메카노가 다시 한번 공을 밀어 넣으려 했지만, 해당 슈팅도 뢰노우 손가락에 걸리고 말았다.

바이에른은 공세를 이어 나갔다. 전반 11분 키미히와 고레츠카의 연계를 통해 코망에게 공을 연결했고, 코망은 돌파 이후 슈팅을 시도했는데, 뢰노우를 뚫지 못했다. 전반 12분에도 라이머의 슈팅이 아쉽게 골문을 벗어났다. 전반 23분 키미히가 전개한 공격에서 코망이 다시 한번 기회를 잡았으나 번번히 슈팅이 골문 안으로 향하지 못했다.

우니온도 반격했다. 전반 막판 고젠스의 패스가 하버러에게 이어졌고, 하버러의 중거리 슛이 바이에른 골문으 노렸다. 하지만 노이어에게 막히며 득점이 되지 못했다. 바이에른도 전반 추가시간 사네와 무시알라의 슈팅이 모두 선방에 막혀 전반은 0-0으로 마무리됐다.

바이에른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를 감행해야 했다. 햄스트링 통증을 느낀 우파메카노를 빼고 다이어 투입을 결정했다.

다이어 투입 이후 바이에른은 선제골을 터트리며 앞서나갔다. 후반 1분 게헤이루가 케인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자 이를 재차 밀어 넣으며 베를린 골망을 흔들었다.

바이에른은 추가 득점을 위해 분전했다. 후반 10분 케인이 사네가 페널티박스 깊숙한 곳에서 내준 컷백 패스를 슈팅으로 연결해 베를린 골문을 갈랐으나 VAR 판독을 통해 오프사이드가 확인되며 득점으로 인정되지 못했다.

다이어의 육탄방어도 나왔다. 다이어는 후반 35분 상대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몸을 던져 골라인 밖으로 밀어냈다. 불과 한 골의 격차였기에 바이에른이 동점을 허용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다이어의 수비로 위기를 벗어났다. 이후 두 팀은 추가 득점을 터트리지 못하며 경기는 바이에른의 1대0 승리로 종료됐다.

다이어는 이날 경기 후반 45분을 소화하며 패스 성공 40회, 패스 성공률 91%, 클리어링 2회, 인터셉트 1회 등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간 토트넘에서 비판받던 수비 문제도 노출하지 않았다. 독일의 SPOX도 다이어에게 평점 3점을 부여하며 준수한 활약을 인정했다.

한편 다이어는 지난 12일 바이에른 뮌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적이 발표됐다. 바이에른은 '다이어은 2024년 6월까지 우리와 계약을 맺었다.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되어 있으며, 등번호 15번의 셔츠를 입을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크리스토프 프로인트 바이에른 스포츠 디렉터는 다이어 영입에 대해 "다이어와 계약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그는 이번 이적 시장에서 오랫동안 우리의 구상 안에 있었다. 다이어는 우리 수비에 귀중한 역할을 할 것이다. 그의 능력과 국제적인 경험은 경기장과 라커룸 모두에서 팀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다이어도 입단 소감에 대해 "이 이적은 내게는 꿈이 이뤄진 것이다. 언젠가 바이에른과 같은 클럽에서 뛰고 싶었기 때문이다. 바이에른은 세계에서 가장 큰 클럽 중 하나이며 놀라운 역사를 갖고있다. 나는 다재다능한 수비력으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나는 새로운 동료들과 세계 최고의 경기장인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팬들을 만날 순간을 기대하고 있다"라며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앞서 다이어의 영입에 대한 우려는 적지 않았다. 다이어는 겨울 이적시장 내내 바이에른 이적설로 시끄러웠다. 잉글랜드 국적의 다이어는 지난 2014년 스포르팅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해 뛰기 시작했다.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으로 떠나면서 현재 토트넘 스쿼드에서 가장 오랜 시간 1군에서 뛰고 있는 선수는 위고 요리스를 제외하면 다이어가 1위다. 팀 내 최고참 선수 중 한 명이지만 기량은 점점 하락하고 있다. 2015~16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매 시즌 리그 30경기 이상 선발 출전하며 활약했으나 최근 몇 시즌 동안 수비에서 지나치게 불안한 모습을 노출해 팬들로부터 비판 대상이 되고 말았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신임 감독의 계획에 포함되지 못했다. 포스테코글루는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신입생 미키 판더펜을 주전 센터백 조합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다만 다이어가 어느 팀으로 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손을 내민 팀은 바이에른이었다. 투헬 감독은 그간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 포지션에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들을 원해왔다. 다이어는 두 포지션 모두 활약할 수 있기에 투헬이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

바이에른 주장 마누엘 노이어도 바이에른의 다이어 영입 움직임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것은 모르지만, 담당자들이 시장의 소리를 듣고 올바른 해결책을 구단의 기대 이적료 범위 내에서 확인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우리는 부상을 당하거나, 선수단이 빈약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책임자들이 올바른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믿는다"라며 선수 영입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그는 다이어 영입에 대해 "확실히 좋은 것 같다. 책임자들이 시장을 탐색할 것이고, 우리는 영입에 대해 완전히 안심하고 있다"라며 다이어 영입이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의사를 내비쳤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개인 SNS를 통해 '투헬은 이미 지난여름에도 다이어를 바이에른 선수로 원했다. 다만 그가 3년 계약을 요구하며 협상이 틀어졌다. 다이어는 지금은 바이에른의 제안을 수락하며 상황이 달라 보인다. 투헬은 여전히 열망하고 있고, 이제 구단간의 협상에 달려있다'라고 전했다.

독일 매체 테체는 '다이어는 지난여름에도 바이에른에서 이미 이슈가 됐다. 이제 양 팀이 모두 동의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 거래가 확정되지 않았다. 다이어는 더 이상 소속 구단인 토트넘 선수단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적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도 다이어가 바이에른과 합의했다고 알렸다. 이적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있다. 토트넘은 대체자가 영입된 후에만 다이어를 보내고자 한다. 제노아 출신 라두 드라구신이 그 대상이다. 드라구신에 대한 구단 사이의 대화가 주말 동안 진행될 것이다'라며 다이어가 바이에른으로 향하기 위해서는 드라구신 영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다이어의 바이에른행이 전해지자 발끈하기도 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다이어 이적설 질문에 "그는 다쳐서 어제 훈련에 참여하지 못했다. 내 진실성에 의문을 제기하지 말아달라. 다이어한테도 물어봐라. 다쳤을 뿐 다른 것과는 상관이 없다. 그는 다쳤고 다른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제가 알 수 없고 들어본 일도 없다. 만약 뭔가가 있다면 분명 소식을 듣게 되겠지만 지난 24시간 동안은 우리는 경기와 출전가능한 선수들에게만 집중했다"라고 답했다.

투헬 감독은 '다이어라는 이름이 어떻게 들리느냐'는 우회적 질문에 "영어로 들린다"는 직설적인 유머로 답했다. 이적설에 대해선 답변을 단호히 거부했다. "이미 스포츠 단장에게 물어봤나?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바이에른은 다이어 외에도 다른 후보들도 검토했다. 드라구신 영입 하이재킹에 먼저 나섰었다. 드라구신은 빠른 속도와 단단한 몸싸움, 제공권 등이 장점이며, 세리에A에서도 손꼽히는 수비수다. 지난 시즌 세리에A 무대에서 활약한 김민재와 비견될 수 있는 여러 좋은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받았다.

바이에른은 토트넘과 같은 금액으로 드라구신의 마음을 흔들었지만, 드라구신은 토트넘행을 결정했다. 드라구신 에이전트도 이번 결정에 놀라움을 표했다. 로마노는 폴로린 마네아 에이전트의 반응을 전했는데, 마네아는 "우리가 뮌헨을 거절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 드라구신은 이미 토트넘과 약속한 상태였고, 이를 존중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난 아직도 충격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결국 바이에른은 다이어만이 선택지로 남으며 그를 영입하는 결단을 내렸다.

문제는 다이어가 대체해야 할 선수가 바로 김민재였다는 점이다. 김민재는 올 시즌 바이에른 수비의 핵심이다. 나폴리에서 합류한 이후 특별한 적응 기간도 없이 바이에른 수비의 중심을 지키고 있다. 김민재는 올 시즌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IFFHS)이 선정한 '월드 베스트 11'에도 포함되며 활약상을 인정받았다. 해당 명단에 3-4-3 포메이션에서 중앙 수비수로 낙점 받은 김민재는 알폰소 데이비스, 후벵 디아스와 함께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인정받았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2023년 세계 최고의 남자 축구선수 100인'을 선정할 때 김민재 이름을 포함했다. 매년 가디언이 선정한 최고의 축구선수 100인 안에 이름을 올린 게 이번이 처음인 김민재는 첫 순위 선정에서 37위에 오르며 세계적인 수비수임을 증명했다.

글로벌 스포츠 전문매체 '스포츠키다'도 '2023년 세계 최고의 센터백 5명'을 거론할 때 김민재를 1위로 선정했다. 매체는 '센터백이 더 이상 수비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 현대 축구에서 센터백은 견고한 수비 외에도 빌드업에 참여해 유동성과 창의성을 불어넣어야 한다. 김민재는 이러한 측면에서 아주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김민재가 나폴리의 33년 만의 세리에A 우승에 큰 역할을 했다. 타고난 피지컬과 침착함, 기술이 강점으로 돋보였다. 뮌헨으로 이적해서도 주전을 확보했고 탁월한 기량을 펼쳤다'라고 1위로 선정한 이유를 나열했다.

발롱도르 후보에도 선정됐다. 지난 9월 발롱도르를 주관하는 프랑스 축구전문 매체 '프랑스 풋볼'로 부터 2023 발롱도르 최종 후보 30인에 포함되는 영예를 안았다. 김민재의 생애 첫 발롱도르 최종 후보 등극이며, 아시아 선수로는 유일하게 명단에 들었다. 프랑스 '레퀴프'는 '김민재가 발롱도르 최종 후보 30인에 선정된 이유는 이번 여름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하기 전, 나폴리에서 보여준 공중에서의 운동 능력과 첫 번째 빌드업 능력으로 전임자 칼리두 쿨리발리를 잊게 만들었기 때문이다'라며 김민재가 후보에 오른 배경을 소개했다. 이후 김민재는 발롱도르 순위에서 22위를 차지했다. 같은 수비수로서 최종 후보에 포함된 그바르디올이 25위, 디아스가 30위를 차지함에 따라 센터백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김민재는 올 시즌 아시안컵 참가 전까지 바이에른 수비에서 유일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하게 소화한 선수 중 한 명이다. 바이에른 합류 후에도 동료들의 부상 여파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기도 했지만, 김민재 스스로도 경기를 거듭할수록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다만 기량이 아닌 경기 소화량이 문제다. 준수한 활약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기 소화량으로 인한 체력 문제 등이 발생하며 쉽지 않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당초 바이에른 계획에 김민재의 혹사가 포함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마테이스 더리흐트, 다욧 우파메카노 번갈아 부상을 당하며 김민재가 주전 라인업에서 빠질 수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얇은 선수단 뎁스를 보강하려는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바이에른은 지난여름 이적시장 종료를 앞두고 트레보 찰로바, 에릭 다이어 등을 노렸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결국 여름 영입 실패는 김민재를 비롯한 선수들의 어려움으로 이어졌다.

계속된 풀타임 소화에 김민재도 리그 경기 도중 지친 기색을 보이는 등 어려운 시간이 이어졌었다. 지난 하이덴하임전에서는 후반에 체력 저하를 보이며 연달아 실수를 범해 팀 실점에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으며, 경기 막판 체력 문제를 보이는 듯한 모습도 있었다. 겨우 2주간의 휴식을 취했다. 코펜하겐전을 앞두고 김민재는 엉덩이 타박상 문제로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독일 매체 빌트는 '김민재는 이미 월요일 훈련에 불참했다. 그는 다가오는 코펜하겐전 출전이 불투명하다'라며 김민재가 훈련에 이어 경기에도 나서지 못할 수 있다고 언급했고, 투헬도 명단 제외를 결정했다. 이후 갑작스럽게 독일을 덮친 폭설로 바이에른과 우니온 베를린의 경기가 연기되며 추가 휴식을 취했고 조금이나마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추가 휴식이 무조건 긍정적인 것은 아니었다. 김민재는 지난 리그 경기 중 하나인 RB 라이프치히와의 경기에서도 추가 휴식을 취하고 돌아온 후 고전하는 등 올 시즌 경기를 계속 뛸 때보다 추가 휴식 이후 경기력이 떨어진 모습을 자주 보여줬고, 프랑크푸르트전에서도 긴 휴식이 경기력 부분에서 발목을 잡았다. 다만 맨유전부터 다시 경기력을 끌어올렸고, 결국 김민재는 슈투트가르트전에서 상대 공격을 틀어막고 공격포인트까지 기록하며 다시금 자신에 대한 여론을 반전시켰다. 독일 언론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김민재는 다시 팬들에게 인정을 받으며 후반기에도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는 의지를 다질 수 있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다이어는 김민재의 백업으로 바이에른에 합류하며 김민재의 체력 유지를 위해 짧은 시간이라도 안정적인 활약을 해야 했다.

다이어가 김민재의 자리를 채울 수 있을지에 많은 우려가 있었다. 다만 다이어는 예상치 못했던 데뷔전에서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주며 바이에른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당분간 다이어는 부상당한 우파메카노를 대신해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그가 우연치 않게 잡은 기회로 바이에른에서 입지가 달라질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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