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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올림픽 나가 무리할 이유 없는데, 빛나는 SON의 희생 정신

김용 기자

입력 2021-07-04 14:54

굳이 올림픽 나가 무리할 이유 없는데, 빛나는 SON의 희생 정신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자신의 앞가림 하기에도 바쁠텐데….



한국 축구의 기둥 손흥민(토트넘)은 왜 김학범호 최종 엔트리에 승선하지 못하게 된 것일까. 그리고 그런 와중에 돋보인 손흥민의 희생 정신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

도쿄올림픽 축구 대표팀을 이끄는 김학범 감독은 팀 전력을 좌지우지할 와일드카드로 황의조(보르도) 권창훈(수원) 김민재(베이징)를 선택했다.

논란이 된 건 손흥민의 탈락. 손흥민이 고사를 했다면 모를까, 직접 토트넘을 설득해 허락을 맡았던 사실까지 알려졌다. 김 감독도 일찍부터 손흥민의 합류 여부를 타진했었다. 어떤 감독도 세계적인 공격수를 데리고 축구하는 걸 마다할리 없다.

하지만 김 감독은 엔트리 발표 전날, 손흥민에게 직접 전화를 받고도 그를 선택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손흥민은 우리가 아끼고 사랑해야 할 선수다. 훈련, 평가전, 본 대회까지 일정이 매우 타이트한데 부상을 당할 염려가 있다"고 말하며 손흥민을 발탁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어떤 이유였든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손흥민을 도쿄올림픽에서 볼 확률은 거의 사라졌다. 여기서 우리가 그냥 지나치지 말아야 할 건 손흥민의 희생 정신이다.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는 전국민적 관심이 모인다. 선수들에게는 꿈의 무대다. 세계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을 냉정히 보면, 선수들이 1번으로 생각하는 건 바로 병역 혜택이다. 올림픽은 동메달 이상, 아시안게임은 금메달을 수상하면 병역 면제 혜택을 받는다. 선수들이 대놓고 욕심을 드러내지는 못했도, 군 미필 선수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 국제대회에 출전하고 싶어 한다. 대표 선수로 뽑힐 능력이 있는 20대 선수가, 한창일 때 2년의 커리어를 온전히 이어가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는 하늘과 땅 차이다.

때문에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선수들은, 국제대회 메달에 목숨을 건다. 사실 손흥민도 그랬다. 2014 리우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해 땅을 쳤지만,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살아났다.

이를 욕할 이유는 없다. 실력을 인정받은 선수가 대표팀에 뽑혀 합법으로 혜택을 받는 건 괜찮다. 문제는 이렇게 혜택을 받은 선수들이 그 다음 나라의 부름에 무성의한 사례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비시즌 자신의 프로 소속팀 훈련이나 계약에 집중해야 주가를 높일 수 있고, 이게 금전적 이득으로 연결된다. 종목을 막론하고, 이와 같은 불편한 사례가 여러 번 반복됐다.

손흥민은 현재 소속팀 토트넘과의 연장 계약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또 쉬어야 한다. 지난 시즌 두 번이나 햄스트링이 고장났다. 또 누누 에스리리투 산투 새 감독이 온다. 손흥민이 아무리 대체 불가능한 스타라도 비시즌 새 감독과의 스킨십이 필요하다. 올림픽에서 활약을 해 자신의 이름을 알릴 필요도 없다. 이미 세계 최고의 스타다.

결국 손흥민이 올림픽에 나가고 싶어하는 건 국가를 위한 마음, 또 이전 병역 혜택을 받은 고마움에 보답하기 위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약간은 민망하게(?)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이 정신은 다른 프로 선수들이 본받아야 마땅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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