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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앞두고 답답한 홍명보 감독 "선수는 없고, 날씨는 덥고"

김용 기자

입력 2021-06-17 22:47

수정 2021-06-18 11:55

ACL 앞두고 답답한 홍명보 감독 "선수는 없고, 날씨는 덥고"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선수는 없고, 날씨는 덥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나서는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이 답답한 심경을 표출했다. 여러모로 어려운 싸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디펜딩챔피언 울산은 올해 ACL에서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조별리그 F조에 속한 울산은 태국에서 조별리그를 치르며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하지만 홍 감독은 태국에 가기도 전에 걱정이 앞선다. ACL 출국 전 온라인 기자회견에 나선 홍 감독은 "디펜딩챔피언으로서 각오가 남다르다. 올해도 K리그 모든 팀들이 잘해 다시 한 번 리그의 높은 위상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주위에서는 울산의 이번 ACL을 장밋빛으로 전망한다. 일단 조별리그 편성이 너무 좋다. 파툼 유나이티드(태국) 비엣텔(베트남)과 플레이오프 승자 한 팀이 추가된다. 상하이 상강(중국)이 유력하다. 동남아 팀들은 객관적 전력에서 울산을 따라잡기 버겁다. 중국팀들은 강하지만, 올해 ACL에는 전체적으로 젊은 선수 위주 팀 구성을 한다는 소식이다.

하지만 홍 감독은 방심은 없다며 어려운 요인이 많다고 지적했다. 홍 감독은 "조별리그를 어떻게 잘 치르느냐가 중요하다. 짧은 일정 동안 6경기를 해야 한다. 체력적인 부분을 잘 대비해야 한다. 빠져나간 선수를 대신할 새로운 선수들이 조화를 잘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ACL은 코로나19 여파로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이 아닌 한 곳에 모여 경기를 치른다. 일정이 빡빡하다. 조별리그 6경기가 이틀 휴식 후 한 경기씩 열린다. 문제는 울산이 주축 선수 4명 없이 태국으로 떠나야 한다는 점이다. 이동준, 이동경, 원두재, 설영우가 올림픽 대표팀에 소집됐다. 4명 모두 각 포지션 핵심이다. 홍 감독은 "데미지가 있다. 4명 모두 핵심이다. 큰 영향을 받을 거라 생각한다"고 솔직히 밝혔다.

선수가 없는 와중에 로테이션까지 해줘야 한다. 때문에 홍 감독은 처음 3경기에서 최대한 승점을 쌓아, 뒤에 이어지는 나머지 3경기에서 선수들의 체력을 비축한다는 큰 그림을 그렸다.

여기에 태국의 환경,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답답한 생활도 걱정이다. 태국은 대회 기간 우기에 접어든다. 비가 온다고 시원한 것도 아니다. 덥고 습하기까지 하다. 안그래도 일정이 빡빡한데, 최악의 날씨로 더욱 지치기 쉬운 조건이다. 홍 감독은 "파툼과 비엣텔이 전력은 떨어진다 해도, 현지 환경 적응력이 훨씬 좋을 것이다. 현지 환경 적응에 대한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파툼은 생각 이상으로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는 팀에다 태국 홈 어드벤티지도 있어 더욱 경계가 되는 팀이다.

홍 감독은 또 다른 포인트로 선수들의 집중력을 꼽았다. 홍 감독은 "이번에는 평소같은 단기전 전략을 쓰면 안될 것 같다. 현지에서 모든 게 차단된다. 식사도 각자 방에서 해야 한다. 생활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혼자만 방에 있어야 하는 숙소 생활 등이 큰 과제다. 그렇다고 하루 두 번 훈련하는 건 경기 일정상 무리다. 하루 한 차례 훈련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지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마지막으로 "디펜딩챔피언으로 자신감은 갖되, 자만하면 어려움이 올 것"이라며 마지막까지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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