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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 팀 폭력 피해자 부친 "축구인, 아버지로서 너무 괴롭다"

김용 기자

입력 2021-04-07 11:14

수정 2021-04-07 15:07

대구FC 팀 폭력 피해자 부친 "축구인, 아버지로서 너무 괴롭다"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축구인과 아버지로서 매우 괴롭다."



대구FC가 팀 폭력,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피해자 선수의 부친이 힘든 심경을 밝혔다.

대구 소속으로 선수 생활을 했다는 A선수의 형은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믿기 힘든 사실을 폭로했다. 동생이 2018년 대구 구단 내 한 고참 선수에게 폭력, 성추행을 당했다는 것. 이로 인해 간절한 꿈이던 프로 선수를 그만두게 됐다고 주장했다. 확인 결과 폭행과 괴롭힘은 사실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자인 A선수의 부친은 축구인이다. 국가대표 경력도 있고,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인물이다. 청원글이 올라온 뒤 하루가 지난 7일 연락이 닿은 A선수의 부친은 "처음 얘기를 들었을 때는 팀 선배와 관계가 좋지 않은 정도로 생각했다. 축구를 그만 둔다고 하길래, 그런 일은 있을 수 있다고 말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 초 성추행 영상을 직접 보고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A선수 부친은 "해도 너무한 일이었다. 바로 대구 구단측에 문제 제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A선수 부친은 "가해자가 연락을 해왔다. 처음에 사죄를 하길래 나는 용서한다고 했다. 나도 선수 시절 많이 맞았고, 괴롭힘도 당했다. 있어서는 안되지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려 애썼다. 축구 후배지 않나. 그래서 이 문제로 아들들과 사이가 소원해지기도 했다. 내가 가해자 편을 드는 것 같이 느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A선수 부친은 "국민청원글을 올린다고 하길래, 나는 안올리는 게 좋겠다고 얘기했다. 축구계가 시끄러워지는 걸 보고 싶지 않아서였다. 하지만 내 문제가 아닌 자식 문제다. 폭력과 괴롭힘이 명백한 상황에 화가 안나는 부모가 어디 있겠느냐. 최근 가해자가 자식들과 만나 얘기를 하는 과정에서도 말을 바꾸는 등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A선수 부친은 마지막으로 "아들이 갖고 있는 동영상을 보면, 우리가 돈 요구를 하느니 마느니 그런 얘기조차 꺼내지 못할 것"이라며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있음을 알렸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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