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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이 독주한 2023년 국내 게임사 실적, 2024년 전망은?

남정석 기자

입력 2024-02-2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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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이 독주한 2023년 국내 게임사 실적, 2024년 전망은?
넥슨의 '퍼스트 디센던트'

'신구 IP의 조화, 그 이상을 향해.'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2023년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고 있다. '코로나 수혜주'라는 타이틀을 완전히 떨쳐내고, 4년만에 본격적인 진검승부에 나선 상황에서 성적은 극명하게 갈렸다.

기존 인기작들의 안정적인 운영과 신작이 뒤를 받친 넥슨이 역대 최초의 연매출 4조원 달성에 아쉽게 실패했음에도, 역대 최고 매출을 또 갈아치우며 여전히 국내 게임사 매출 1위를 지켜냈지만 넷마블은 적자가 지속됐고, 엔씨소프트는 매출 'Top3' 자리를 크래프톤에 내주며 역성장 사이클로 접어들었다. 반면 신작의 힘으로 위메이드와 네오위즈는 두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을 보여줬다.

결국 기존 히트작이 이끌고 신작이 이를 이어가는 IP의 적절한 조화가 성장의 가장 기본적인 공식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3월부터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라는 부정적인 외부 변수와 더불어 일반화 되고 있는 플랫폼 다양화에 대한 대응, 대세로 떠오른 AI(인공지능) 활용과 대처, SNS 및 OTT와의 경쟁 등 각종 도전을 넘어서야 2024년 우수한 성적표를 받아볼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익숙과 신선함의 조화, 성장세 이끌다

지난해 넥슨의 독주가 두드러졌다.

넥슨은 4234억엔의 매출과 1347억엔의 영업이익으로 자사의 역대 최고이자, 국내 게임산업 역대 최대 실적을 또 다시 갈아치웠다. 원화로 환산하면 3조 9323억원과 1조 2516억원으로 각각 20%와 30% 성장했으며, 4조원 매출에 단 677억원 부족한 수치다. 여기에 국내 게임사 중 지난해 연매출 1조원 이상을 기록한 5대 게임사 중 넥슨을 제외한 4개사의 영업이익을 모두 합쳐도 9102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넥슨 실적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오히려 너무 튀어보이지 않기 위해 연매출 4조원을 '굳이' 달성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질 정도로 'FC 온라인'과 '던전앤파이터' 등 기존 프랜차이즈 IP의 안정적인 서비스에 '데이브 더 다이버', '프라시아 전기', '더 파이널스' 등 신작들의 국내외 매출이 굳건하게 뒤를 받쳤다. 올해도 '퍼스트 디센던트'와 '마비노기 모바일' 등의 신작 출시가 예정된 가운데,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가 3월 일본법인 대표로 승진하면서 또 어떤 성장세를 이끌지 기대가 모아진다.

크래프톤은 1조 9106억원의 매출과 768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각각 3.1%와 2.2%의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2조원을 눈 앞에 둔 매출의 경우 역대 최다로, 엔씨소프트를 제치고 국내 게임사 중 3번째로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특히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인구가 된 인도 시장에 재진출한 '배틀그라운드' IP의 인기가 이를 이끌었다. 올해는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인조이' 등 기대작들로 두자릿수 성장에 다시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사실상 첫 글로벌 히트작이 된 'P의 거짓'으로 전년보다 24.1% 성장한 3656억원의 매출을 올린 네오위즈의 부활도 2023년의 하이라이트가 됐다. 컴투스도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가 꾸준히 매출을 올린 가운데, 'MLB 9이닝스' 등 신작 야구게임의 선전 역시 역대 최대인 7722억원의 연매출을 찍은 힘이 됐다. 위메이드도 신작 '나이트 온라인'으로 전년보다 31% 성장한 607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컴투스와 위메이드는 인건비와 각종 인수합병에 따른 투자 등 비용 증가로 적자를 이어간 것은 매출 상승의 의미를 반감시켰지만, 올해 다양한 장르의 신작 출시로 이를 반전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신작으로 다시 일어선다

연매출 1조원 이상을 기록중인 국내 5대 게임사 중 넷마블,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 등 3개사가 역성장을 한 것은 분명 2023년 게임산업에서 가장 아픈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넷마블은 전년보다 6.4% 줄어든 2조 5014억원의 연매출로 3조원 벽을 또 다시 넘어서지 못했고, 696억원의 영업이익 적자로 2년째 제대로 돈을 벌지 못했다. 다만 '세븐나이츠 키우기'로 지난해 4분기 드디어 분기 영업이익 흑자로 돌아서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고, 오는 4월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을 시작으로 다양한 신작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전년 대비로 연매출(1조 7798억원)과 영업이익(1373억원)이 각각 31%와 75% 줄어든 엔씨소프트의 역성장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리니지' IP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은데다, 게임의 노후화, 확률형 아이템에 의존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반감 등 각종 악재가 겹친 결과라 할 수 있다. 지난해 말 의욕적으로 선보인 '쓰론 앤 리버티'(TL)도 국내에선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것도 아쉬운 상황이다. 'TL'의 글로벌 본격 진출과 함께 MMORPG 전문사라는 타이틀을 넘어서기 위한 '배틀크러쉬' 등 각종 캐주얼 신작들이 재성장을 이끌지는 올해 두고볼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1조 241억원의 연매출로, 3년 연속 매출 1조원은 지켜냈지만 영업이익이 58%나 줄어들며 성장세에 발목이 잡혔다. 펄어비스도 신작 부재로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아키에이지 워'와 '에버소울', '오딘: 발할라 라이징' 등 기존 라이브 게임의 다양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비롯해 MMORPG '롬(R.O.M)'을 시작으로 다양한 신작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펄어비스도 '이브' IP를 활용한 신작과 함께 기대작 '붉은사막'의 마케팅을 준비하는 등 성장세에 다시 시동을 걸겠다는 전략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2023년 국내 주요 게임사 실적(매출순)

게임사=매출(증감율)=영업이익(증감율)

넥슨=4234억엔(+20%)=1347억엔(+30%)

넷마블=2조 5014억원(-6.4%)=-696억원(적자지속)

크래프톤=1조 9106억원(+3.1%)=7680억원(+2.2%)

엔씨소프트=1조 7798억원(-31%)=1373억원(-75%)

카카오게임즈=1조 241억원(-11%)=745억원(-58%)

컴투스=7722억원(+7.7%)=-393억원(적자지속)

위메이드=6072억원(+31%)=-1126억원(적자지속)

네오위즈=3656억원(+24.1%)=317억원(+62.2%)

펄어비스=3335억원(-13.5%)=-164억원(적자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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