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닥터슬럼프'(연출 오현종, 극본 백선우, 제작 SLL·하이지음스튜디오) 7회에는 여정우(박형식 분)의 완벽한 인생을 완전히 무너뜨린 마카오 카지노 재벌 상속녀 사건의 3차 공판이 이뤄졌다. 여정우가 재판이 시작될 때까지도 나타나지 않아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그는 결정적 증거가 담긴 USB와 함께 법정에 들어섰다. 마취과 의사 강진석(김재범 분)은 용의자가 아닌 목격자였고, 수술실의 몰래카메라는 재판 결과를 뒤집을 단서였다는 예기치 못한 반전의 전개로 시청자들을 빠져들게 했다. 7회 시청률은 전국 5.7% 수도권 6.9%(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로 종편 전 채널 1위를 기록했다.
이날 남하늘과 여정우는 동시에 경찰서로 향했다. 여정우를 미행한 남자가 옥탑방을 침입한 사람과 동일 인물이라는 정황이 확인됐고, 그가 도망치다 떨어뜨린 몰래카메라도 남하늘이 옥탑방에서 발견한 것과 같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의구심을 증폭시켰다. 남하늘은 여정우가 그동안 힘들어도 내색하지 못하고 혼자 감당했을 것이 안쓰러워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그는 3차 공판을 앞둔 당일 아침부터 여정우를 곁에서 챙기며 법원에 함께 가기로 했다. 하지만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던 그가 휴대폰만 남긴 채 사라져 궁금증을 자아냈다.
누구보다 진범으로 의심을 받은 강진석의 사연도 눈길을 끌었다. 강진석은 과거 의료사고의 책임을 떠안게 된 사건 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것이었다. 수술실의 기록은 무엇보다 확실한 증거였지만, 정의와 두려움 사이에서 진실을 말할 자신은 없었다. 이제라도 무죄를 입증하게 되었지만 "비밀이 지나간 자리에는 상처가 남았다"라는 남하늘의 내레이션처럼 여정우는 깊은 상처와 기나긴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다. 밑바닥까지 떨어진 인생을 다시 되돌리기는 막막했고, 그를 차갑게 외면했던 이들이 쏟아내는 연락조차 지긋지긋했다. 그런 가운데 남하늘과 그의 가족 공월선(장혜진 분), 공태선(현봉식 분), 남바다(윤상현 분)는 유쾌하고 따뜻한 위로를 건네며 훈훈함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