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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父 이름으로 활동? 이름값 해야"…'데드맨' 조진웅이 느낀 책임감(종합)

안소윤 기자

입력 2024-02-14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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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父 이름으로 활동? 이름값 해야"…'데드맨' 조진웅이 느낀 책임감(종…
사진 제공=콘텐츠웨이브㈜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조진웅이 영화 '데드맨'을 통해 자신의 이름값을 다시 한번 증명해 냈다.



지난 7일 개봉한 '데드맨'은 이름값으로 돈을 버는 일명 바지사장계의 에이스가 1천억 횡령 누명을 쓰고 '죽은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 후, 이름 하나로 얽힌 사람들과 빼앗긴 인생을 되찾기 위해 추적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조진웅은 극 중 바지사장계의 에이스로 이름을 날리다 하루아침에 '데드맨'이 된 이만재 역을 맡아 관객들과 만났다.

특히 '데드맨'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 공동 각본을 맡은 하준원 감독의 데뷔작으로 주목을 받았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조진웅은 "'(주사위가) 던져졌구나'라고 생각했다. 감독님의 이름을 모르는 상태에서 시나리오를 먼저 읽고, 그 이후에 감독님과 미팅을 했다"며 "봉 감독님이 '하준원 감독이 입봉을 해서 너무 뿌듯하다'고 하시더라. 또 세상에서 가장 선한 사람이라고 하셔서 '아 그렇구나' 했다. 실제로 하 감독님은 메가폰을 잡고 있을 때도 큰 소리를 한 번도 안 내셨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최근 열린 '데드맨' GV(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해 하 감독과 배우들을 향한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조진웅은 "(봉 감독이) 시나리오 초고를 보시고 각 캐릭터들 마다 좋은 조언을 해주셔서 참고가 많이 됐다"며 "봉준호 감독님이 하 감독님을 많이 애정하시는 거 같더라. 하 감독님은 저랑 동갑이다. 데뷔가 많이 늦었다고 하시는데 그래서 더 값지다고 느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하 감독과 함께 작품을 준비했던 과정도 떠올렸다. 조진웅은 "감독님은 오히려 현장이 많이 열악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없다는 점에 대해 미안해하시더라. 사실 어느 현장이나 다 완벽하게 갈 수만은 없는 거다. 그걸 감안하고 보는 거지 배우들도 이걸 모르고 하는 걸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렸다"고 털어놨다.

또한 조진웅은 '데드맨' 언론 시사회에서 "김희애 선배와 함께 협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었다"며 "연기를 함께 한다고 했을 때 심장이 멎었다"고 감격을 표한 바 있다. 이에 그는 "김희애 선배는 정말 좋은 귀감이 되고, 꼭 한 번 뵙고 싶었던 배우다. 오랫동안 활동을 하셔서 그런지 본인만의 루틴을 갖고 계시더라. 그런 부분이 존경스러웠다"며 "연기할 때도 흐트러짐 없이 완벽하게 소화하시더라. 작품 초반부 등장신을 3분 롱테이크로 한 호흡에 가야 했는데, 3분이란 시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지만, 배우들에겐 대사량과 동선 호흡을 지키기에 상당히 고난도 작업이다. 이걸 오케이를 내줄 수 있는 감독님도 대단하시다. 감독님의 강단과 선배의 내공이 쌓여서 만들어진 장면인 것 같다. 그걸 현장에서 직접 보다 보면 경이로움을 느끼게 된다"고 감탄했다.

'데드맨' 촬영 이후에는 김희애를 향한 존경심이 더 커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진웅은 "선배의 연기를 보면서, 왜 김희애인지 알게 됐다. 저도 연기 좀 한다고 깝죽거렸는데, 선배의 내공을 느끼게 됐다. 심지어 선배한테 '연기 학원을 다니냐'고 여쭤본 적도 있었다(웃음). 촬영을 마치고 후배들과 술 한 잔 할 때도 캐릭터를 어떻게 준비하셨는지 디테일하게 설명도 해주셨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한편 조진웅은 데뷔 초부터 아버지의 이름을 예명으로 연기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이름값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는지 묻자, 그는 "무조건 이름 값하면서 살 수밖에 없는 수동적 환경을 만들어 놨다"며 "예를 들어 '나 오늘부터 담배 끊을 거고, 다이어트할 거야'라고 설정을 하면 이걸 지켜야 하듯, 말에 책임이 따르는 것 같다. 그렇다고 매번 아버지를 존경하는 마음으로 삶을 똑바로 사는 건 아니다. 이름이 다르다고 해서 사람이 변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끔씩 혼자 있을 땐 편하게 풀어져 있고 싶을 때도 있다. 그렇지만 최소한의 것을 지켜가면서 살려고 한다"고 답했다.

또 아버지의 이름으로 활동하면서 단 한 번도 후회한 적 없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조진웅은 "제 영화가 개봉하는데, 아버지가 왜 친구 분들한테 밥을 사시는지 모르겠다(웃음). 저 역시 가장 친한 친구들과 있을 때도 그렇고 다들 어딜 가나 '진웅이 형'이라고 불리니까, 아버지께서도 어느 정도 익숙해지신 상태"라며 "그래도 제가 카드 한도 올려드렸으니까 (아버지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 괜찮지 않을까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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