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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임영웅=첫 ♥ 같은 존재"…'데뷔 67년차' 김영옥의 잊지 못할 '소풍' (종합)

안소윤 기자

입력 2024-02-13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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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영웅=첫 ♥ 같은 존재"…'데뷔 67년차' 김영옥의 잊지 못할 '소…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데뷔 67년 차' 배우 김영옥이 평생 잊지 못할 '소풍'을 떠났다.



지난 7일 개봉한 영화 '소풍'은 절친이자 사돈 지간인 두 친구가 60년 만에 함께 고향 남해로 여행을 떠나며 16살의 추억을 다시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영화 '괴담만찬', '더 웹툰: 예고살인' 김용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소풍'은 지난해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돼 의미를 더했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김영옥은 "이 영화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그대로 반영되어 촬영하는 과정도 어렵지 않았다. 사실 모두가 나이를 건강하게 먹어가는 게 아니지 않나. 아무리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아파서 거동을 꼼짝 못 하게 될 경우엔 '이걸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더라. 돈과 자식, 남편이 있어도 자신의 몸을 스스로 다스릴 수 없을 때의 그 불행은 대처할 길이 없다. 그걸 이번 작품을 통해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

극 중 투덜이 금순으로 분한 김영옥은 삐심이 은심을 연기한 나문희와 진한 우정을 보여주며 뭉클함을 자아냈다. 김영옥은 "'소풍'은 나문희의 매니저 부인이 집필한 작품이다. 우리 보고 해 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한 5년 전부터 했던 것 같다. 솔직히 이걸 영화로 만들 수 있을까 봤을 때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느꼈다. 그래도 작품 자체가 워낙 좋았기 때문에, 나문희한테 '네가 안 하면 나도 안 해'라고 편하게 말할 수 있었다"며 "아마 관객들도 작품을 보시면 내가 좋아서 출연했다는 걸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박근형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영옥은 "박근형과 일일드라마도 촬영하고 오랫동안 인연을 쌓아왔다. 그동안 함께 작품을 많이 안 했어도, 우리 둘 다 말 많은 사람들이라 서로 친하게 지냈다(웃음). 예전엔 나한테 형수라고 불렀었는데, 자존심이 상하는지 요즘엔 안 부르더라(웃음). 이번에는 영화만 찍고 다녔던 게 아니라, 밥도 먹으면서 함께 담소도 나누고 했다"며 "그런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했다. 서로를 챙기면서 우정을 돈독히 했다"고 애틋함을 드러냈다.

특히 '소풍'에는 가수 임영웅의 자작곡 '모래 알갱이'가 삽입돼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평소 임영웅을 향한 깊은 팬심을 드러내왔던 김영옥은 "'모래 알갱이'가 어떻게 삽입이 됐는지 과정을 잘 몰랐는데, 감독님이 쓴 편지를 임영웅이 읽고 참여하게 됐다고 하더라. 사실 '날 보고서 해준 게 아닌가'란 생각도 있었는데, 이 모든 게 다 감독님 덕분이었다"며 "임영웅이 얼마나 대단한데, 우리 영화에서 제대로 대우를 해줬을 리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승낙을 해줬다는 건, 그래도 나와의 인연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웃음). 그렇게 믿고 싶다. 내 마음 같아서는 영화 초반에도 배경 음악으로 깔고, 중간에도 깔고 싶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최근에는 나문희, 김용균 감독과 함께 임영웅의 전국투어 '아임 히어로' 마지막 공연을 관람하기도 했다. 김영옥은 "여러 차애들이 있지만, 임영웅은 내 첫사랑 같은 존재다. 예전에는 표를 못 구해서 콘서트를 못 갔는데, '소풍'을 촬영하면서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근데 나도 팬이 많다 보니 관객들이 자꾸 사진 찍어달라고 요청하더라(웃음)"며 "(임영웅의) LA콘서트부터 KBS 단독 특집쇼까지 안 챙겨본 영상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응원했다. 매번 화면으로도 보다가 콘서트에 가서 직접 보니까 감회가 새로웠다. 나문희는 별로 팬도 아니었는데, 막상 보니까 자기가 더 야단이더라(웃음). '노래 너무 잘한다'고 감탄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한편 김영옥은 올해 설 연휴 극장가에서 배우 윤여정과의 흥행 맞대결로 주목을 받았다. 윤여정은 영화 '도그데이즈' 개봉 인터뷰에서 "영옥 언니는 내 롤모델이다. 나는 만 나이로 76세이고, 영옥 언니가 나보다 10년 위인데 장시간 동안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며 존경심을 표하기도 했다.

이에 김영옥은 "내가 최고 늙은이니까 그렇게 말해준 것 같다. 처음 작품 제안이 들어왔을 땐 '못하겠다'고 하다가, 막상 대본을 읽으면 미친 사람처럼 '이건 내가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긴다. 나를 망가뜨릴 정도로 욕심을 부리게 되는 것 같다. 또 '내가 안 하면 다른 사람이 못할 것 같다'는 오만함도 있다. 물론 내가 잘못된 생각을 하는 걸 수도 있는데, 감독님이나 작가님이 나를 믿고 추천해 줬을 거라 생각하니까 더 책임감을 갖고 임하게 된다"고 소신을 전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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